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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열받지만... 민심이 한국당으로 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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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국 장관 만난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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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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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자유한국당으로 민심이 이어지진 않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만난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가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기준과 가치가 바뀌었을 뿐"이라면서 위와 같이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촛불 혁명 이후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공정'과 '젠더 문제'로 바뀌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틀 안에서만 싸우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족함에 열받아 하면서도 자유한국당이 '공정'을 언급하는 것에 더 황당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도 정부 과천청사 법무부 회의실에서 특성화고 출신 청년과 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노동자, 계약직 물리치료사,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과 함께 조국 장관과 비공개 대담을 진행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8월 31일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결정되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당시 조국 후보자에게 공개 면담을 요청했었다. 조 장관은 취임 후 "청년들과 만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면서 10일 청년전태일 측에 만남을 요청, 청년전태일 측은 논의 끝에 11일 조국 장관과의 만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와 청년들은 조 장관에게 '희망' '공정' '정의'가 적힌 세 개의 사다리를 조 장관에게 전달했다.

조 장관과의 만남 후 열흘이 지난 20일 <오마이뉴스>는 서울 종로구 관수동 전태일기념관 안에 위치한 청년전태일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당시 대담의 뒷이야기와 청년전태일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직접 들어봤다.

청년단체인 '청년전태일'은 2016년 2월, 김 대표를 비롯한 청년노동자들이 '사각에 있는 청년 문제를 좀 더 직접 해결해보자'라는 취지로 만들었다.

조국 장관에게 청년들이 이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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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만난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와 조국 장관. 만남 후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게 제 정신인가요?"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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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과 만남 이후 김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시종일관 진지하게 들었다, 경청하는 장관의 태도에서 향후에 기대를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 조국 만난 '흙수저' 청년들 "기대할 테니 행동으로 보여달라" http://omn.kr/1kvg6) 조 장관과 만남을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만남이 실제 이뤄지기 전부터 '이벤트성 만남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면서 "현실에서 변화를 공론화하기 위해 만남을 진행했고, 실제로 공론화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르게 봤다. 민 의원은 같은 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이 공정 사다리를 함께 들었던 사람은 보통 청년이 아니었다"면서 "통진당의 후신 민중당 인사였다, 민주당은 정의당도 모자라 민중당으로 좌익을 크게 보강하려는 모양이지"라고 비꼬아 표현했다. 일부에서는 "조국 장관에게 청년들이 이용당했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표는 단호한 목소리로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청년들을 보는 시선이 딱 그 정도 수준"이라면서 "우리는 조국 장관과 '주체 대 주체'로 만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은 뭘 모른다'라는 시선, 기본적으로 '나이가 어려서 모른다'라는 생각이 전제돼 있다. 우리는 만남 당일 사전에 한 기자회견과 실제 만남에서 '정책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주체 대 주체'로 만난 것이다."

김 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이 이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의 사퇴만을 요구할 뿐 그다음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논란 끝에 무엇이 있냐, 정략적인 판단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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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11시부터 과천 정부종합청사 법무부 소회의실에서 청년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대담이 열렸다. '청년전태일' 주최로 열린 이번 대담에서 1시간 20분 동안 청년들은 자사고·특목고 폐지,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 공정한 취업룰 필요성 제기, 청년 노동자 산재 대책 필요성 제기,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특성화고 사회적 차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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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당사자에게 권력을"

이날 김 대표는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우리 사회 기득권은 '출발선부터 다르다'라는 사실을,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모두가 알게 됐다"면서 "한국 사회에서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무너진 것에 대해 청년들이 유독 분노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분노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정치권에서부터 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한다"면서 "이를 위해 당사자인 청년들에게 권력을 줘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나이가 청년인 사람들에게 권력을 주자는 말이 아니다. 청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실제 권력이 가야 한다. 바른미래당 이준석씨와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도 나이만 보면 청년이지만 말하는 것을 보면 청년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없다. 청년들의 실제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청년들이 갖는 분노의 간극을 채우도록 해야 한다."

김 대표는 해결책으로 '자발적 퇴사 후에도 받을 수 있는 실업수당'을 언급했다.

"청년들의 실질적 삶을 개선하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자발적 퇴사자에게 실업수당을 주면 된다. 개개인의 권리 의식이 높아진 시대, 청년들은 회사의 갑질로도 회사를 그만둔다. 이들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줘야 한다. 보험이라는 게 보험료를 내면 주는 건데 고용보험을 낸 시민들에게 왜 보험금을 주지 않는 것인가?"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를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일정 기간 급여를 지급하여 생활의 안정 및 재취업을 도와주는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말 그대로 실직이 아닌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뒀을 경우, 실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김 대표는 "조국 사태에서 드러났듯 청년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면서 "하위 계층일수록 결혼을 못 하고 애를 낳지 못하는 이유가 안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위 20% 안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결혼율과 출산율이 하위 80%보다 훨씬 높다. 결혼과 출산이 거세당한 세대에게, 이를 해결해야 할 정치권은 '조국 사퇴'라는 정쟁보다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조국 장관의 임명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단순히 정쟁과 담론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청년들의 허탈과 분노를 실질적인 이익으로 변모시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위와 같은 청년들의 삶을 살아본 적 없다. 이들이 청년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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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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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moviekjh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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