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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되면 일본 향하던 태풍, 올해만 6개가 한국 덮쳤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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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휴일 점령한 올해 태풍

6개 중 5개가 쉬는 날 찾아와

10월 태풍 1~2개 더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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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 태풍 타파가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열대저기압으로 줄어들었다. 23일 정오 한반도 위성사진. 태풍의 영향이 줄어들고 북서쪽의 대륙고기압(사진 왼쪽 위 구름 없는 부분) 영향이 커지면서 이번주도 맑은 날씨가 예상된다. [자료 기상청]


휴일을 삼킨 제17호 태풍 '타파'가 지나가고 절기상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 찾아왔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9시 독도 동북동쪽 270㎞ 해상에서 태풍 타파가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했다'고 밝혔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한반도 상공에 자리잡은 찬 대륙고기압이 득세하면서, 이번 주도 지난주만큼 맑고 시원한 가을 날씨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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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 태풍 타파는 23일 오전 9시 독도 동북동 270km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했다.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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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반도 태풍 6개… 최다기록 '7개'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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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제17호 태풍 타파가 최근접한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갓길도로에서 차량 한대가 침수돼 소방관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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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서태평양 적도 인근에서 발생한 태풍 17개 중 6개가 한반도를 스쳐갔다.

태풍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태풍이 지나간 해는 1950년과 1959년의 7개다.

6개가 지나간 해도 1914년과 1933년, 1976년뿐이다.

현재까지 올해 태풍 숫자가 역대 3위인 셈이다.

2016년 ‘차바’, 2018년 ‘콩레이’, 2013년 태풍 ‘다나스’ 등 통상적으로 10월 초까지 태풍이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한반도 인근에 태풍 1개만 더 온다고 해도 최고기록, 2개가 오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기상청은 “10월 초중순까지 1~2개의 태풍이 더 올 수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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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부터 30년간 태풍 발생 통계.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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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간 한 해 평균 발생한 태풍은 25.6개, 그 중 1월부터 10월까지는 총 18.3개가 발생했다.

올해 유독 태풍 발생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한반도로 태풍이 많이 온 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늦게까지 유지됐기 때문이다.

통상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확장하는 한 여름에는 중국 쪽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에는 일본 쪽으로 향하는데, 올 여름 내내 어정쩡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열린 모양새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정책과장은 “통상 9월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일본 동쪽을 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확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해수면 온도는 평년과 비슷한데, 북태평 양고기압이 세력이 줄지 않는 원인도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휴일 뒤덮은 태풍… 기상청은 수백명 주말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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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오 기준 전국 특보현황과 강수현황. 전국 대부분지역이 태풍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어 많은 비가 내렸다.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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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태풍은 유독 주말과 공휴일을 덮쳤다.

제5호 태풍 다나스는 7월 20일 토요일, 9호 레끼마는 8월 11일 일요일, 10호 크로사는 8월 15일 광복절(목요일), 13호 링링은 9월 7일 토요일, 17호 타파는 지난 22일 일요일에 각각 한반도에 영향을 끼쳤다.

8호 태풍 프란시스코만 평일인 8월 6일 화요일에 한반도를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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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총 6개의 태풍 중에서 제17호 태풍 타파는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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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 태풍 타파의 북상으로 22일 경북 포항시 전역에 비바람이 몰아쳐, 남구 송도해수욕장 해안도로 가로수에 강풍에 날아온 대형 철 구조물이 가로수에 걸려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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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다가오면 ‘비상 1급’이 내려진 뒤부터 기상청은 3시간 간격, 급박할 땐 1시간 간격으로 태풍 정보를 낸다.

3시간마다 기상청 본청과 각 지방 기상청, 제주 태풍센터, 위성센터 등 각 센터의 전문가 수십여명이 화상으로 회의를 하며 거의 밤을 샌다.

기상청 본청의 참가인원만 해도 30명이 넘는다. 태풍으로 주말 내내 밤을 샌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휴무를 갖는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올해 태풍이 대부분 주말에만 몰리는 것 같다”며 “수백명이 주말을 태풍에 파묻혀 지냈다”고 전했다.



사흘 뜸들이다 '초고속' 북진한 태풍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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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부터 북진한 제17호 태풍 타파는 빠른속도로 한반도에 접근해, 오후 3시 제주도, 오후 10시 부산에 최근접했다. [자료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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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지난 19일, 예보사상 최초로 ‘태풍 발달 전 태풍 예보’까지 하면서 태풍 타파에 대비했다.

열대저기압의 중심 부근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이 돼야 태풍으로 분류되는데, 이보다 풍속이 약한 열대저압부(TD)로 분류됐을 때부터 주목했다는 것이다.

정 과장은 “태풍이 크고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돼, 실제로 남부지방에서는 미리 준비 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초유의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타파는 그 이후 3일정도 뜸들이다 22일 새벽부터 본격적으로 북진을 시작해, 하루만에 제주와 부산을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초고속 진로’를 보였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서쪽의 대륙고기압 세력이 맞닿은 ‘골’로 태풍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미리 뚫려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남부지방 폭우에도 '기상청 허풍' 비난 댓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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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중인 22일 오후 전남 여수 도심에서 강한 바람에 공중전화 부스가 넘어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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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는 제주 진입 직전인 21일 오후 9시 중심기압 965㍱, 중심 최대풍속 시속 133㎞(초속 37m)에 달하는 중형 태풍에서, 22일 오후 3시 중심기압 970㍱의 강도 ‘강’ 중형태풍으로 제주도 인근을 지나갔다.

기상청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다소 거리를 두고 제주도와 부산 남해상으로 지나갔지만, 남부지방에서 2만8000여 가구가 정전됐고, 2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 한반도 인근에 지나간 태풍 중 가장 피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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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23일까지 제17호 태풍 타파로 인한 누적 강수 분포도. 제주와 경상 동해안, 거제 등 섬지역의 피해가 심했다. [자료 기상청]

21일부터 23일까지 누적강수량은 제주 산지 781㎜, 제주시 282㎜, 울산 345㎜, 포항 220.9㎜ 거제 301㎜, 전남 광얀 238.5㎜, 강원 삼척 207.5㎜에 달한다.

거제에는 22일 하루에만 262.5㎜의 비가 쏟아졌다.

경기 남부에는 양평 20㎜, 이천 38.6㎜의 비가 왔고, 대전 68㎜, 전주 70㎜, 대구 72.5㎜, 부산 81.6㎜ 등 전국에 비가 쏟아졌다.

반면 서울에는 0.4㎜, 인천‧경기 북부지역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그러자 일부 인터넷 댓글은 "비 한 방울도 안 왔는데 허풍"이라며 기상청을 비난하기도 했다.

윤 사무관은 “태풍 영향권에서 떨어진 서울과 그 북쪽 지역은 영향을 못 느꼈을 수도 있지만, 남쪽지방에 워낙 큰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기상청 예보가 욕을 먹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태풍과 같은 특수상황에서는 피해가 큰 지역의 입장을 가장 고려해 예보를 하는 것이니 일부 지역에 태풍 피해가 없었더라도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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