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5153162 0022019092355153162 01 0108001 6.0.13-RELEASE 2 중앙일보 0 related

강경화 “미, 제재 완화에 열려”…각론에선 북ㆍ미 목표 상이

글자크기
정부가 북ㆍ미 간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붙이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을 거론한 만큼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북ㆍ미 간 접점을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경화, 이례적 순방 브리핑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 및 한ㆍ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북한이 얘기하고 있는 안전보장 문제나 제재 해제 문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을 공유하며 공조 중”이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의 정의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의한 비핵화, 우리가 이야기하는 완전한 비핵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미국의 비핵화(FFVD) 등이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으로, 실무 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순방에서 외교장관이 직접, 그것도 일정 시작 전에 브리핑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유엔총장 정책특보 출신인 강 장관의 전공 영역이 이번 순방의 주 무대라는 특징도 있지만, 북ㆍ미 간 실무협상 개시를 앞두고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띄우는 모양새다.

중앙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쉐라톤 뉴욕 타임스 스퀘어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 유엔 총회 참석 의의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 ‘제재=협상력’ 인식 확고



하지만 미국이 제재 완화에 열려 있다는 강 장관의 발언은 북한에 과도한 기대감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재는 미국이 협상력 확보를 위해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다만 미국은 평창 겨울올림픽 같은 특정 사안이나 필요성이 있을 경우 건별로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해주는 조치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같다”는 발언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미국이 하노이 노 딜을 선언한 배경은 바로 북한과 최종 목표(end state)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FFVD가 목표라는 것을 전제로 협상에 나선 것인데, 하노이에서 만나보니 북한이 원하는 것은 ‘영변의 비핵화’였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한반도 핵우산 제거



이와 관련, 북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하노이 노 딜의 원인을 미국의 ‘일방적 비핵화’ 요구라고 강조했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비핵화 대화의 주된 의제는 세기를 이어 지속돼온 미국의 핵전쟁 위협의 제거, 조선을 핵 개발로 떠밀었던 근본 원인을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핵 위협 때문에 자위적 수단으로 핵을 개발했으니, 한반도 핵우산 제거 등을 통해 이런 위협을 없애야 한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 선상이다.

중앙일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지난 16일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담화를 내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셈법의 가이드라인을 미국에 요구했다”며 “북한은 비핵화 개념도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조건부 비핵화’로 상정하고 있고, 이에 맞춰 미국이 셈법을 바꾸라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ㆍ미 단계적 비핵화 방법론도 차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을 두고 거론되는 단계적 비핵화에서도 북ㆍ미 간 차이가 있다. 미국도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이행하자는 데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최종 목표와 이행 요소, 소요 기간을 모두 담은 포괄적 로드맵부터 만들자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포괄적 로드맵은 그리지 말고 한 건의 조치를 하면 한 건의 보상을 받는 방식을 주장한다.

중앙일보

유엔총회 빅 위크 주요 일정(현지시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등가성에서도 서로 생각이 다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완전히 동결할 경우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북한은 “하노이 회담 때 보인 그릇된 계산법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12일 조선신보)고 퇴짜를 놨다.

유지혜ㆍ이유정 기자 wisepe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