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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 '혼밥족'…외식 매장 풍경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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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에 취향 중시하는 밀레니얼 혼밥족

혼밥, 외식업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로 인식

공간·메뉴·분위기 탈바꿈…맛집도 혼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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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중식당 '덕후선생'의 오픈 주방과 바 테이블 좌석 모습. [CJ제일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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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혼밥은 왜 할까. 1인 가구에게는 ‘습관’이자 직장인에겐 ‘자유’, 밀레니얼 세대에겐 ‘간편함’ 등이 혼밥의 매력이다. 최근 가정간편식(HMR)과 배달앱 시장을 주도하던 혼밥족이 외식업계 오프라인 매장 풍경을 바꾸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회식 감소로 늘어난 혼밥족은 외식업 위기 요인으로 떠올랐지만, 이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매장이 늘어나면서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외식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혼밥은 월평균 3.45회 꼴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5.09회)가 가장 많았다.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은 한식(59%), 구내식당(7%), 패스트푸드(6%)였다. 대부분 1인 메뉴가 보편화된 곳으로, 줄을 서 먹는 맛집이나 메뉴의 다양성은 혼밥과 거리가 멀었다.

직장인 손현지(30) 씨는 “밥 먹을 때도 일하는 기분으로 먹고 싶지 않아서 혼밥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식당에 들어갈 때 테이블 구성이랑 사람이 많은지를 살핀다. 벽 보는 테이블이 있으면 가장 편하고 2인용 테이블이 적으면 잘 안가게 된다”고 했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성은(29) 씨도 혼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메뉴가 아무리 맛있어도, 사람이 붐비는 가운데 혼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는게 불편하면 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혼밥의 메뉴 선택의 폭은 여전히 좁다는 지적이다. 그는 “여의도는 점심시간에 대기를 서는 일이 잦은데 업무 시간에 부담이 될때 혼밥을 택한다”며 “하지만 혼밥하기 좋은 식당이 많지는 않다보니 혼밥 메뉴가 빵이나 샌드위치 등 간편식으로 정형화 돼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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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식품관에 도입한 '스탠딩 바' 매장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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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외식업계는 그동안 혼밥의 한계로 여겼던 부분을 파고들며 혼밥족 잡기에 나서고 있다. 1인용 좌석과 메뉴를 늘리는 한편 아예 혼밥 전문 식당이 나온 것이다. 인테리어도 바 테이블을 중심으로 매장을 꾸린 ‘힙한’ 가게들이 늘고 있다. 친구나 연인 끼리가 아니면 방문이 어려웠던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도 편안한 혼밥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단체급식장, 백화점 푸드코트도 혼밥족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 중이다. 이 매장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취향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직장인들을 겨냥하고 있다.

트렌디한 중식당으로 알려진 압구정 ‘덕후선생’은 오픈된 주방과 붙은 바 테이블 좌석이 명당으로 꼽힌다. 바 테이블에 앉아야만 면 장인이 펼치는 면치기를 볼 수 있다. 1인 좌석에 앉으면 되니 손님이 많아도 눈치볼 필요가 없고, 셰프의 요리 과정을 구경하다 보면 혼밥족이라도 지루할 틈이 없다. 최근 망원동에 문을 연 ‘브뤼서리 서교’는 대부분의 공간을 바 테이블에 할애했다. 식당 한 가운데 디귿자형 바 테이블을 배치해 손님들이 바에서 주방을 보고 앉는다. 독특한 맥주와 푸드 페어링을 선보이는 가게로, 셰프들이 음식에 대한 설명도 직접 해 혼밥에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아예 혼밥족을 위한 전문 식당에서는 보쌈, 삼겹살, 족발 등이 1인용으로 나온다. 일반 식당에선 2인 이상 가야 먹을 수 있던 메뉴들이다. 2014년 신림동에 처음 문을 연 ‘싸움의 고수’가 대표적이다. 2016년 16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현재 95곳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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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직원식당에 마련된 '혼밥존' [현대그린푸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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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코트에서는 혼밥족을 타깃으로 한 실험을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본점 식품관에 업계 최초로 ‘스탠딩 바’를 도입했다. 음식을 고른 후 서서 먹는 형태로 매달 콘셉트가 바뀐다. 첫 달은 소시지 바로 운영, 이번 달에는 ‘스탠딩 참지 바’가 들어선다.

단체급식도 1인 좌석 설치를 늘린 업장에 직원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새롭게 운영하는 업장 전체 좌석의 평균 5%가 1인석으로 설계됐다. 1인석에 대한 관심은 특히 정보기술(IT) 기업, 대학교, 연구개발(R&D) 연구소 등 고객사의 요청이 많다는 설명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직원식당에 ‘혼밥존’을 마련했다. 국회의사당과 한강이 보이는 창가에 1인용 식사 공간을 마련하고 전용 헤드셋을 자리마다 설치해 창밖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구조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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