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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삼성·LG '난타전' 확대되나…이번엔 '의류관리기·건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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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튜브 '의류케어 가전' 동영상에서 LG 저격

LG전자, 삼성전자 QLED TV '허위광고' 공정위에 제소

뉴스1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영상의 한 장면. 옷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는 '무빙행어' 방식의 LG전자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와 제트에어로 먼지를 털어내는 삼성 에어드레서를 비교한 것.(삼성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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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8K 초고해상도' TV 허위광고 혐의로 LG전자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섰다. 온라인을 통해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 자신들의 제품이 LG전자의 것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비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전업계 라이벌 관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전자를 겨냥한 듯한 2건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들은 각각 Δ'[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 Δ'[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있다.

우선 2분 40초 분량의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영상은 의류관리기 제품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내용이다. 영상을 통해 삼성전자는 옷걸이를 흔들어서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에 대해 'No'라고 표현했다.

이는 LG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트롬 스타일러의 '무빙행어(Moving Hanger)' 기술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빙행어는 1분에 최대 200회 가량 옷을 흔들며 털어서 각종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구김을 없애주는 방식이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옷을 직접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는 제트에어로 불리는 강력한 바람을 의류에 직접 분사해 먼지와 냄새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삼성전자는 '의류 케어 가전'을 주제로 삼은 또 다른 동영상에서도 LG전자의 생활가전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이 영상은 건조기, 의류관리기, 세탁기 등 '3대 의류 관리' 가전 부문에서 LG전자 제품의 성능을 깎아내리는 주장이 담겨 있다.

영상 속에선 '건조기'를 새로 구입했다며 좋아하는 여 주인공을 향해 "근데 열교환기는?"이라며 문제제기를 하는 내레이션이 등장한다. 이어서 "건조기를 쓰다 보면 열교환기에 먼지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 거냐"며 "건조하면서 나온 고인물로 열교환기를 자동 세척해주는 제품은 먼지가 쌓여서 냄새가 날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콘덴서(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상 문제로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무상수리 권고를 받은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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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제목의 영상의 한 장면. 최근 콘덴서(열교환기) 악취 및 먼지 논란을 일으킨 LG전자의 건조기를 겨냥한 듯한 문구가 등장한다. (삼성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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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6일에도 유튜브를 통해 건조기 제품의 '열교환기' 부분을 언급한 동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영상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건조 후 남은 물은 버리는 게 상식"이라면서 "건조 후 남은 물은 더러운데 그 물로 열교환기를 청소한다면 곰팡이와 냄새 걱정으로 찝찝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온라인상에서 경쟁사를 겨냥한 '성능 비교'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불거진 '8K TV' 논쟁의 연장선상 성격으로 분석된다. 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손꼽히는 8K 초고해상도(7680x4320) 기술을 놓고 '난타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LG전자가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자신들의 8K TV와 삼성전자 제품을 나란히 놓고 "경쟁사 제품은 국제 기준(ICDM)에 부합하지 않는 규격미달 TV"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부터다.

나아가 LG전자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도 기술 설명회를 열고 추가적 공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를 직접 분해해 전시한 뒤 "삼성전자의 QLED TV는 학계에서 정의하는 퀀텀닷 자발광이 아닌 QD 시트를 덧댄 LCD TV"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삼성전자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우면동 R&D캠퍼스에서 '맞불' 성격의 설명회를 열어 LG전자가 주장에 대해 "8K TV를 결정하는 기준은 화질선명도(Contrast Modulation) 외에도 컬러 볼륨과 밝기 등 다양한 조건들이 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양사의 8K TV 논쟁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LG전자가 지난 19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를 신고했기 때문이다. 즉각 삼성전자는 "국내외 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과 서비스 혁신이 아닌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외에서 각종 제품을 놓고 기술 및 성능적 관점에서 '자존심'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4년 세탁기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인 이후 5년여만에 삼성과 LG의 경쟁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정보 접근에서 소외될 우려도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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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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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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