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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멀리 가지, 세금 적지, 느낌 좋지…그래서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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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시장 급성장 왜?

경향신문

K7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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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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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카에 지갑을 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3만46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전체 차량 판매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실제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월평균 2000대가 팔리고 있다. 기아차 K7 프리미어 하이브리드와 전용 하이브리드카로 개발된 니로는 월평균 1000대 이상 판매된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3500대 이상 계약돼 지난달 말부터 출고가 시작됐다.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최근 코나 하이브리드도 내놓았다. 소비자들은 왜 하이브리드카에 빠질까.

■ 저렴한 유지 비용과 파워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엔진 같은 내연기관 차보다 연료비가 적게 든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복합연비는 20.1㎞/ℓ다. 쏘나타 가솔린 모델(13.3㎞/ℓ) 대비 50% 이상 높다. 같은 양의 휘발유를 넣으면 하이브리드가 50% 이상 더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연간 1만5000㎞를 주행하는 운전자라면 1만㎞까지는 연료비가 들지만 5000㎞는 공짜로 달리는 셈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1만5000㎞ 주행할 경우 50만원이 절감된다.

유류세 인하 종료에 따른 유가 인상과 글로벌 유가 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면 하이브리드카의 고연비는 더욱 빛을 발한다. 국산 완성차 가운데 연비가 가장 높은 하이브리드카는 아이오닉이다. 타력 주행, 회생 제동 등의 기술로 연비가 22.4㎞/ℓ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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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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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없는 장거리 ‘마라토너’

탱크 가득 채우면 1000㎞ 주행

전기·수소차보다 사용도 편해

차량 중량 늘지만 핸들링 안정

무게중심 낮춰 접지력도 높여


하이브리드카는 주행 거리가 길다. 따라서 주유소에 자주 가지 않아도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연료탱크 용량이 45ℓ밖에 되지 않지만 연비가 높아 탱크를 가득 채우면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서울~부산 왕복도 가능한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정숙성 면에서 디젤은 물론 가솔린보다 뛰어나다. 동력원 중 하나인 전기모터는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적다. 특히 저속 주행 시에는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어 실내에서는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정차 때도 마찬가지다. 엔진을 정지시키고 출발할 때도 모터만으로 움직일 때가 많다. 디젤 차량의 경우 정차 때 특유의 진동이 시트와 운전대에 전해지고 소음도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는 정차 때 시동이 꺼진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일정기간 차가 정지하면 엔진이 꺼졌다 출발할 때 다시 켜지는 ‘아이들 스톱 앤드 고(ISG)’ 소음도 내연기관보다 적다. 내연기관 시동용 스타트 모터보다 하이브리드 모터의 출력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아직 실생활에 사용하기 불편할 때가 있다. 전기차는 완전충전할 경우 350㎞ 안팎까지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 가기도 빠듯하다. 수소차는 500㎞로 주행거리가 더 길다. 하지만 충전시설이 주유소만큼 많지 않다. 서울에는 수소차 충전소가 최근 준공한 국회의사당 내 충전소를 포함해 3곳밖에 없다.

전기차는 주요 관공서와 공공장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충전시설이 속속 설치되고 있지만 아직은 급속 완충에 40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하이브리드는 충전시설도 필요 없고, 주행거리도 전기차의 2~3배나 길다.

■ 주행 안정성도 높다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모터나 배터리가 추가돼 차량 중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전체 무게 배분 차원에서 보면 무게 중심이 내연기관보다 차량 중앙에 자리 잡는다. 이는 핸들링 등 차량 움직임을 좌우하는 특성에 순기능을 한다. 가장 무거운 부품 중 하나인 고전압 배터리는 대개 차량 뒤 시트 아래에 배치되는데, 이럴 경우 엔진이나 변속기가 차량 앞쪽에 있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균등한 무게 배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차량의 앞뒤 중량 배분이 50 대 50으로 균등해지면 주행 안정성이 높아진다. 하이브리드카의 모터와 배터리는 엔진보다 낮게 위치하므로 무게중심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무게중심이 낮아지면 주행 시 차량의 움직임이 안정되고 접지력도 높아진다.

■ 다양한 세제 혜택

소비자엔 취등록 등 세제 혜택

제조사도 저공해차 비중 충족


하이브리드카를 사면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구입 시 취득·등록세 140만원, 개별소비세 100만원, 교육세 30만원 등 최대 270만원의 세금 감면을 받는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 차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이런 세제 혜택으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자체가 주는 혜택도 누린다. 서울의 경우 공영주차장에서 50% 할인을 받는다. 남산 1·3호 터널은 혼잡통행료 면제, 지하철 환승 주차장도 80% 할인된다. 전국 15개 공항주차장에서도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전에 지자체에 저공해차량 등록을 하고 저공해차량 스티커를 발급받으면 된다.

■ 제조사도 하이브리드카를 좋아한다

국내는 물론 유럽, 미국,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완성차 업체로서는 반드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한국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에 따라 승용차 평균연비를 2020년 24.3㎞/ℓ, 2030년 28.1㎞/ℓ로 끌어올린다. 환경부는 저공해차 보급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에 과징금을 강화하는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중국도 올해부터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를 실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시작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환경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이 같은 규제들은 제조사가 단순히 친환경차 모델 비중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 대수에도 반영돼야 한다. 주행거리와 편의성 등 하이브리드카 성능이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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