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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는 법] 남양유업 대리점이 ‘갑질 논란’ 진화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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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 악화 따른 영업손실 발생 우려…‘어용 협의회’ 지적도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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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남양유업(대표 이광범) 본사가 제품 판매 대리점을 상대로 부당한 행위를 자행해 금전적ㆍ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3년 ‘갑질 사태’ 이후 관련 논란이 꾸준히 발생해온 가운데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이 모인 협의회에서 최근 나타난 의혹을 부인하고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갑질 이슈로 본사와 대치할 것으로 여겨졌던 점주들의 이번 상반된 행보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는 9월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여전한 갑질 남양유업 공정위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남양유업 본사에서 밀어내기, 장부조작 등 갑질행위를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본사에서 대리점 운영 실정에 맞지 않는 재고량 수급을 강요(밀어내기)하거나 영업사원이 대리점 15곳의 장부를 조작해 9500여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한다. 증거로 한 영업사원의 비밀장부와 전직 영업사원 증언 등을 제시했다. 남양유업 갑질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사를 촉구하고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직접 올해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도록 증인으로 신청했다.

추 의원은 “공정위는 남양유업 전ㆍ현직 직원들까지 증언하고 입증한 남양유업의 각종 의혹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갑질을 당하고 있는 ‘을’들을 위한 구제방안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기자회견 당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을 통해 새로운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밀어내기 행위는 실제 일어나지 않았으며 장부조작 사건은 앞서 2012년 발생한 것으로 관련 피해를 입은 점주들에게 이미 모두 배상 완료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따른 대리점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의혹을 제기한 측에 법적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입장문에서 “조치 완료된 과거 사건과 자료로 언론에 허위 사실을 제보한 행태는 기존 대리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공정위가 이번 사안을 조사함으로써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점주와 남양유업 본사가 입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남양유업 전국대리점협의회가 이번 의혹이 ‘명백한 허위’라며 사실상 기업과 뜻을 함께 했다.

전국대리점협의회는 일부 언론에 이메일 형태로 보낸 ‘항의서’에서 “추혜선 의원 기자회견장에 나온 두 대리점주는 추가적 보상을 노려 이미 배상 완료된 일을 이슈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대리점주와 전혀 관계없는 단체가 우리를 대변해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다”며 “이번 주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국대리점협의회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갈등이 불거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불매 현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이번에 목소리를 냈다.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상품 구매를 기피하는 소비행태가 발생한 점은 대리점 영업에 적잖은 불이익을 안겨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양유업 갑질 사태 직후 본사 실적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본사가 직판과 대리점에 제품을 도매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인 점을 감안하면 본사 실적이 낮을수록 현장 거래가 부진했음을 드러내는 셈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녹취파일이 공개되고 밀어내기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나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3년 1조 2300억원으로 전년(1조 3700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영업손실 17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공정위로부터 구입강제 혐의로 과징금 124억원을 부과받은 점에 큰 악영향을 받았다.

이후 갑질 논란을 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남양유업 제품을 사지 않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2014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 1500억원, 261억원을 기록했다. 딥서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고(最古) 실적인 1996년 이후 가장 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이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해는 2013~2014년 두 해 뿐이다. 전국대리점협의회가 본사와 같은 결의 입장을 밝힌 점은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현장 영업에 지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점주들이 지닌 위기의식의 발로다.

현재 회사에 맞서고 있는 측에서는 전국대리점협의회가 실제로 나타난 추가 갑질 행위를 부정하고 남양유업을 무비판적으로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7일 추 의원과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전국대리점살리기협의회는 ‘어용(御用)’ 협의회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전국대리점협의회 행보에 날선 관점을 드러냈다.

김대형 전국대리점살리기협의회 사무국장은 “협의회라면 정관을 갖추고 가입원서를 접수해야 하지만 전국대리점협의회에서 이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점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전국대리점살리기협의회는 현재 접촉하고 있는 남양유업 현직 직원이 신변을 보호받으면서 남양유업 대리점 관리 실상을 고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국대리점협의회는 갑질 논란이 처음 불거진 당시인 2013년 5월 일부 점주들이 모여 출범시켰다. 전국대리점협의회는 2013년 이후 매 분기 본사에서 개최하는 상생회의에 참여해 영업현장 애로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해오고 있다. 유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 700곳의 점주 대부분이 전국대리점협의회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와 협의회는 올해 2분기까지 21회 진행한 상생회의를 통해 주문ㆍ반송 시스템을 개선하고 대리점주 대상 복지 혜택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내놓기도 했다. 전국대리점살리기협의회의 주장은 이 같은 성과와 궤를 달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어용 협의회라는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남양유업 갑질 논란을 종결하기 위해 본사와 대리점 양측이 대립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대리점 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고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고객 접점이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경쟁력 낮은 대리점 운영 전략을 현명하게 손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남양유업은 유통 과정 상 의존도가 낮아진 대리점 체계를 필요하면 구조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한 뒤 과감하고 투명하게 전개함으로써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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