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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승준 측 "대중의 배신감 둘째 치고 법적으로 병역기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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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유승준. [사진 SBS]


유승준(43)에 대해 ‘정부가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으로 열린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유승준 측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미국 국적을 딴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유승준 측 법률대리인은 20일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기일에서 “상고심 취지에 맞게 사증 거부 처분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한국에서 영리활동이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를 주LA총영사관에 신청했으나 영사관이 이를 허가하지 않자 주LA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급거부처분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영사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으나 지난 7월 대법원은 ‘법무부가 입국을 금지했다는 사유만으로 재외공관의 장이 사증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며 2심 판결을 파기했다.

유승준 측은 이날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 병역 의무를 면할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유승준 측은 “가족의 이민으로 영주권을 가진 상태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를 진행해 얻은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이나 약속 위반 등은 둘째 치고 그것이 법적으로 병역 기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 국적 취득 사례가 매년 발생하는데도 유승준에게만 유일하게 과도한 입국 금지 처분이 가해졌다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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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유승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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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LA총영사관 측은 유승준이 발급받으려는 재외동포 비자에 대해 “재외동포 비자는 비자 중에 가장 혜택이 많은 비자”라며 “단순히 재외동포라면 발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가 “신청할 수 있는 비자가 그것 뿐이냐”고 묻자 유승준 측은 “법률적 관점에서 법익의 침해 등을 다툴 수 있는지를 판단해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준 측은 “재외동포 비자를 두고 ‘영리 목적이다’, ‘세금을 줄이려는 것이다’ 등 근거 없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유승준이 하고픈 말은 전달되지 않고 나쁜 말만 떠도니 대중의 시선이 더 악화하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으면 선거권 등에서만 제한받고 영리 목적의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등 한국인과 거의 비슷한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11월 15일 선고하기로 했다.

유승준은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지난 2002년 콘서트 개최 명목으로 병무청의 국에 여행 허가를 받아 미국으로 출국한 뒤 곧바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유승준의 대한민국 국적은 상실됐고 병역 의무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당시 병무청장은 국군장병의 사기 저하와 병역의무 경시, 악용 사례 우려 등을 이유로 법무부장관에게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장관은 이를 받아들였다.

2002년 2월 입국이 금지된 뒤 유승준은 17년째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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