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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라더니 트로트가…줄줄 새는 국고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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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소외계층에게 가곡과 뮤지컬 공연을 하겠다며 국고보조금을 받은 공연업체,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번식 사업을 하겠다며 역시 보조금을 받은 조류단체.

이들 보조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나 확인해봤더니 모두 문제 투성이였습니다.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액수가 무려 1,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고보조금이 들어간 소외계층 문화공연, '우리 가곡' 현수막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잘 들어보니, 트로트 공연입니다.

공연업체가 낸 보조금 신청서엔, 가곡과 뮤지컬 공연에 유명 성악가와 연주자가 나온다고 돼 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 : "솔직히 정말 다들 경악의 수준 정도로. 정말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노래 부르는 이 사람, 신청서엔 피아노 연주자라고 돼 있는데, 춤추는 사람은 색소폰 연주자라고 신고했습니다.

11명이 공연팀이라는 데 4명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공연기획자 A씨 : "공연이란 게 약간 변형해서 갈 수도 있는 건데, 솔직히 그때는 인정해요. 사람이 몇 명 못 갔어요."]

공연 한 번에 5백만 원 씩 보조금 5천만 원을 신청했는데, 천5백만 원이 조명 등 장비 임차료 명목입니다.

[당시 공연 출연진 : "(조명비도 다 책정 되어 있길래...) 저희가 밤에 한 적도 없고, 다 낮에 했기 때문에 조명이 필요가 없죠."]

장비업체 등기를 확인해보니 기획자 A씨가 전직 이사로 돼 있습니다.

[A 씨/공연기획자/음성변조 : "같이 일하던 파트너였어요.그 업체랑 제가 뭐 세웠네 어쩌네 해서 나 진짜 가만 안 있으려다가. 오해에요."]

A씨가 운영하는 공연단체는 3~4곳, 이들 단체는 지난 3년간 국고 보조금 4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한 조류연구소가 연 안동 쇠제비갈매기 국제세미나, 이 세미나를 열면서 안동시에서 국고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연구소는 또 환경부에는 두루미 보존사업을 한다며 보조금 2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보조금 사용내역에 국제세미나 비용 2천백만 원이 있는데, 확인해 보니 안동 쇠제비갈매기 세미나였습니다.

갈매기 세미나를 두루미 사업에 끼워 넣어 이중으로 보조금을 타낸 겁니다.

[환경부 관계자 : "쇠제비(갈매기)도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긴 하는데. 그런 거 저런 거 다 따지면 참새나 비둘기에 써도 되는 거잖아요. 그건 또 좀 아닌 거 같아서..."]

지난해 지급된 국고보조금은 67조 원 규모,

[조정식/민주당 의원/국회 기재위원 : "보조금의 중복, 부정수급의 패턴들이 있는데 이런 패턴들을 좀 더 세부화시키고 정교화시키게 되면 다양한 의심 사례들을 적발할 수 있는..."]

기재부는 'e나라도움' 시스템을 통해 부정수급 의심단체 60여 곳을 적발했는데, 이들에게 나간 보조금이 1,200억 원입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정유진 기자 (trul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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