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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박"... '나경원 아들 의혹' 보도한 KBS 기자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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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칼럼] 나경원 측 항의에 KBS 기자가 토로한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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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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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등학교 재학 중 서울대 의대에서 한 인턴 연구 결과로 해외 학술대회에서 제1 저자에 오르고 동시에 미국 고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서 입상해 특혜 논란이 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의 해외 조기유학이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19일 <제1 저자' 나경원 아들 유학 "초중등교육법 위반">이란 제목의 KBS 단독보도 내용이다. KBS 이화진 기자는 기사에서 "김씨가 미국 유학을 떠난 당시 초중등고육법상 부모가 모두 동행하지 않는 조기유학은 금지돼 있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 부부 모두 한국에서 공직에 있어 아들 김씨 해외 조기유학에 동행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실정법 위반 사실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에서 나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어렵지만, 당시 아들이 어머니인 여성 정치인의 지역구 내 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상의 후 본인도 유학하고 싶어 해서 조기 유학을 보냈다. 당시 그 실정법에 위반되는지는 잘 몰랐으나 현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유감이라고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기자는 기사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해당 법규정은 위반하더라도 별도의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이후 유학에서 자녀가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유학 당시 공부한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미인정 유학'으로 처리됩니다. 만약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씨가 예일대학교까지 진학하지 않고 도중 귀국해 한국 교육과정에 편입된다면 한국에서 졸업한 초등학교까지만 학력이 인정되는 셈이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진학한 김씨에게는 별다른 제재가 없는 겁니다."

해당 기사를 쓴 이화진 기자는 앞선 16일 <'IRB 미승인' 나경원 아들 연구 "경진대회 규정 위반…입상 취소 대상"> 기사를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나 대표의 아들이 받은 미국의 한 과학경진대회 입상이 취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최측이 KBS에 밝혀왔습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도가 나간 후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당은 17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관련 허위사실 보도한 방송사 기자, 민생경제연구소 등 고발 예정>이란 보도자료도 배포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금명간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관련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기자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원내대표 자녀와 관련, 원내대표를 업무방해죄로 형사고발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한 민생경제연구소에 대해서는 법률검토를 거쳐 무고죄 등으로 형사고발 예정이다."

이와 관련, KBS 이화진 기자가 20일 공개된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 출연,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단독보도에 대한 취재 후일담을 털어놨다. 나경원 원내대표 측 관계자로부터 직접 항의를 받은 이 기자는 이런 상황 자체를 '겁박'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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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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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기자 향한 한국당의 겁박?

"이건 (나경원 원내대표의 고소고발) 언론 탄압의 한 종류 같아요. 일단 (기자의) 입을 틀어막겠다. 네가 앞으로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우리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법적인 책임을 걸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겁박하는 거죠. 언론인을 겁박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자는 나경원 원내대표 측 관계자의 반응이 이례적으로 과했다고 했다. 첫 번째 단독보도 직후인 16일 밤, 나 원내대표 측 한국당 관계자의 전화를 받았다. 이 관계자는 거두절미 "허위사실이니 기사를 내려라",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통화 분위기에 대해 "무례와 친절은 한 끗 차이"라고 비유한 이 기자는 "허위사실 유포다, 너무 단정적으로 이야기 한다", "IRB 승인을 안 받았으면 감독 교수의 책임이지, 왜 나 원내대표 아들의 책임이냐", "조국 정국 물타기다" 등의 항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가 소개한 한국당 관계자의 항의 내용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바로 피해자 운운한 대목이었다.

"피해자(나 원내대표 아들)가 얼마나 답답할지, 피해자가 얼마나 피해를 받았는지 생각해 보라."

이에 대해 KBS 김기화 기자는 "그렇게 말했다는 건 좀 놀라운게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조국 따님 문제 가지고... 그렇게 괴롭혀놓고 (조 장관에게) 가족사기단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나경원 대표가..."라고 말했다.

이화진 기자는 "조국 물타기"라는 한국당 관계자의 항의에 맞서 취재에 나선 경위도 설명했다고 했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왔고, 네티즌들이 의혹을 제기해서 확인해 봐야겠다.(...) 실제로 아들이 1저자로 올라온 논문이 있었어요. 논문을 지도한 지도교수이자 교신저자와 통화가 되었었고, 또 그 교수가 쭉 이야기한 부분이 실제로 저희가 지금까지 보도했던 리포트들과 핵심 부분이 일치했고, 그래서 하게 된 것이지. 전혀 정치적인 고려는 없었습니다."

이 기자에 따르면, 취재 과정 당시 나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했고 네 번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나 원내대표는 답이 없었다. 또 취재에 응한 한 한국당 관계자는 "알겠다, 원내대표에게 말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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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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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 아들은 피해자? '조국 딸'과 다른가?

한편 19일 프랑스 AFP는 나경원 원내대표 아들 의혹을 보도했다. 특히 AFP는 "나 원내대표는 조국 장관의 딸이 대입을 위해 작성한 자소서에 대해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하면서 극렬하게 비판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는 연이어 나 원내대표 아들 의혹을 단독보도한 이화진 기자 개인에 대한 응원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조국 장관 딸의 논문 관련 의혹에 무차별적인 보도를 양산했던 일간지 등 주류 언론이 약속이나 한 듯 나 원내대표 아들 의혹에 침묵에 가까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자 역시 이러한 여타 언론의 침묵에 대해 '고소고발이 언론사에 심리적 위축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가 외신의 의혹 보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하다.

하성태 기자(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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