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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뮤콘 감독 윤상, “BTS의 성공에 고무돼 다른 K팝도 준비됐다는 생각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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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조 선배님 공연영상 보면서 크게 혼나는 느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뮤지션 윤상이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4월 남북평화 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음악감독에 이어 두번째 음악감독을 맡았다.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4일간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서 열리는 뮤콘은 주류음악인 외에 실력과 개성을 갖춘 인디 음악인들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이벤트다.

윤상은 작곡가, 프로듀서, 가수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전자음악의 선구자이자 걸그룹 음악까지 프로듀싱할 정도로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그래서 윤상이 뮤콘 예술감독으로는 적임자라 할만하다.

“제가 나이는 있지만 젊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들의 음악을 듣다가 ‘내가 모르는 음악이 많구나’ 하는 걸 느꼈다. 과거에는 채널 몇 개에만 귀를 기울이면 당대의 음악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대표 채널이라는 존재가 무의미하다. 이제 유튜브 등 다양한 SNS로 통해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많다. 음악적으로도 공감할만한 팀들이 많았다. 이들을 적극 알릴 수 있게 하는 게 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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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어떤 뮤지션이 신선하거나 전망을 좋게 봤냐”는 질문에는 “‘새소년’은 메이저가 아니지만 이미 스타로 인정받고 있고, ‘코토바’도 선두라 할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여울’의 가수이자 역대 최고령 참가자인 정미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정미조 선배님의 공연 영상을 보고 크게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연세에도 정미조만의 밴드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완성도를 보여주는 게 충격적이었다.”

윤상은 “국내에서 실력있는 밴드라 해도 서울을 벗어나면 라이브 무대를 가지기가 힘든 실정이다”면서 “베트남에도 K팝이 감성음악으로 성공했다. 그래서 뮤콘에 참가하는 뮤지션을 해외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큰 홍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가사, 연주, 철학 등에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팀들이 많다”고 전했다.

윤상은 세계를 휩쓸고 있는 BTS 현상에 대해서도 전문가적인 해석을 내놨다. “BTS는 뮤콘 지향과는 다르다. 이런 성공이 없었다. 그건 방탄소년단만의 성공이라기 보다는 K팝이 넓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미국에 아시안 뮤지션이 전무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들만의 성공 표현이 실감이 가지 않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수긍하게 됐다. 하지만 BTS의 성공에 너무 고무돼 다른 K팝도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K팝이 준비가 제법 되어 있지만, 더 촘촘하게 음악적 깊이와 다양성을 추구해 세계에서 몇 명의 팬만 만들 수 있어도 큰 역할을 하는 거다. 팬 수에 상관없이 한국음악을 좋아하는 팬이 생긴다면 K팝은 발전하는 거다.”

윤상은 이번 뮤콘에서 상가포르의 디바로 불리는 아이샤 아지즈와 콜라보레이션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문화콘텐츠가 알려진 건 드물다. 그래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힙합 성향이 강하면 힘든데 아이샤는 솔을 하는 디바로 알앤비 스타일이어서 저와의 협업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내놓을 7집에 대해서는 “몇년전 7집을 준비하다 다 엎은 적이 있다. 나와 어울리는 언어는 무엇인지 계속 찾고있다. 낯설지 않게 수용될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이번 뮤콘에는 다양한 뮤지션 76개 팀이 참가한다. 방탄소년단 등의 활약으로 해외에서 ‘코리안 컬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이맘때 K팝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국내 대중음악의 다채로움을 보여줄 글로벌 음악 행사(뮤콘)를 가지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윤상 예술감독은 이런 환경 변화를 후배 뮤지션들과 어떻게 연결시켜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윤 감독은 용인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민감하다.

“예전에는 음악을 한다면 대개 가수가 목표다. 연주자가 되겠다고 하면 부모님이 반대했다. 대중음악의 가장 바람직한 점은 다양성이다. 힙합은 한국에서는 생소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장르로 자리잡았다. 댄스도 세분화됐다. 이제 각 장르마다 세분화된 영역에 도전하는 친구들이 많다. 대학에서도 이런 다양성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기악, 타악(드러머), 엔지니어링을 같이 공부(융합)하기도 한다. 뮤콘도 3일동안 음악 색깔별로 모여 각자 또는 공존을 모색하는 것처럼.”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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