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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국 교체" 시국선언 교수, 최순실사태 때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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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임명 후폭풍 ◆

매일경제

19일 오후 8시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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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이래 교수 시국선언 중 역대급 규모인 3396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교체를 촉구하며 시국선언서에 서명했다. 또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는 총학생회가 아닌 개별 학생들 주도로 조 장관 사퇴 촉구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정교모)'은 1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 임명에 대해 규탄하는 시국선언서에 지난 18일 오후 2시 기준 290개 대학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179명), 경북대(105명), 연세대(105명), 고려대(99명) 등 국내 대학뿐 아니라 미국 뉴욕주립대 등 해외 대학 소속 한국인 교수도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모는 "오늘(19일) 시국선언 교수들의 명단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악의적으로 서명을 방해한 세력의 조직적인 공격으로 명단 발표가 어렵게 됐다"며 "허위 서명자를 추려낸 결과 지금까지 290개 대학 교수 3396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교모는 기자회견을 시국선언을 위한 중간보고 형식으로 열었다. 당초 정교모는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서명 참여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부터 '중화인민대학교 모택동 교수' 등 조롱성 허위 서명이 이어지자 정교모는 서명자들에 대한 본인 확인 절차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정교모는 미리 준비한 시국선언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심으로 돌아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가 되게 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조국 대신 사회정의를 세우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학교수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의는 죽었다 謹弔(근조)' '사라진 공정사회' '후안무치한 조국 임명 철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조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발언에 나선 교수들은 자신들이 왜 서명에 참여했는지 밝히며 조 장관 임명을 규탄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개혁과 검찰의 정치 개입 차단은 필요하다"며 "그러나 개혁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국민 모두의 동의를 끌어낼 때만 난제가 풀리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탁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정의란 거창한 게 아니라 수오지심(羞惡之心), 즉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라며 "법무부 책임자로 임명된 분은 과연 부끄러움을 아는 분인가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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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수 3396명이 조 장관 사퇴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추후 발표될 시국선언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교모는 다음 주말까지 시국선언서에 대한 서명을 계속 받는 가운데 허위 서명자를 모두 걸러내고 실제로 서명에 참여한 교수들만으로 명단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조 장관 사퇴에 찬성하는 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학생들은 각 캠퍼스에서 촛불을 들고 일제히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대에서는 '제4차 서울대인 촛불집회 추진위원회(추진위)'의 주도로 오후 8시 서울대 '아크로'에서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추진위는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됐으며 약 400명이 모였다.

연세대에서도 이날 오후 7시 재학생과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집행부'의 주도로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렸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세대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생 역시 이날 오후 7시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네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으며 200여 명이 모였다. 세 학교는 이날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문에서 학생들은 "분열된 국민을 한데 어우를 수 있는 그 대의는 우리가 모두 3년 전에 공유하고 동의했던 반부정부패에 대한 목소리가 돼야 할 것이고 그 운동을 전개하는 주체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오로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갈망하는 순수함을 지닌 청년들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집회를 끝으로 더 이상 학교 단위의 집회가 아닌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모일 전국대학생연합 촛불집회를 전국 대학생들에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희래 기자 / 문광민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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