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윤상 "BTS는 선례없는 성공…'뮤콘'서 K팝 다양성 소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뮤콘 2019' 초대 예술감독 맡아

연합뉴스

윤상 '2019 뮤콘에서 만나요'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예술감독을 맡은 프로듀서 윤상이 1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로드쇼(뮤콘 2019 로드쇼)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9.19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방탄소년단 성공에 고무돼 다른 K팝 가수의 성공도 마치 준비된 것처럼 생각하는 건 위험합니다."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이하 뮤콘) 초대 예술감독을 맡은 윤상은 "방탄소년단은 선례가 없는 성공"이라면서 이 현상에 기대 K팝을 전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K팝의 음악적인 깊이, 다양성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뮤콘'의 역할이 있다고 봤다.

19일 오후 용산구 노들섬라이브하우스에서 뮤콘 라인업을 발표하는 '로드쇼'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저도 방탄소년단 성공을 보면서 '이제 K팝 저변이 점점 넓어지는 걸까'란 생각을 했어요. 특히 미국 시장에는 아시아계 팝스타가 전무했기에 2년 전만 해도 '아시아 차례가 온 것인가'라고 봤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방탄소년단은 선례가 없고 그들만의 성공'이란 표현을 수긍하게 됐어요."

그런 점에서 그는 해외 음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뮤콘의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 뮤콘 쇼케이스에는 록, 힙합, 댄스, R&B 등 다채로운 장르 76개 팀이 출연해 무대를 선보인다.

"뮤콘을 통해 촘촘하게 우리 대중음악이 가진 음악적인 깊이, 다양성을 소개하는 것이죠. 해외 바이어가 얼마만큼 관심을 가질지 궁금해요. 뮤지션들의 음악을 기다려줄 몇백명 팬만 만들어도 뮤콘은 그 역할을 다하는 거로 봐요. 팬 수와 관계없이 한국 뮤지션을 사랑해줄 리스너들이 생긴다면 당연히 K팝의 장래는 밝죠."

그는 또 몇몇 아이돌 그룹으로 특화했지만 한국 대표 프로듀서, 엔지니어, 춤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역할도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다양한 장르와 역할에서 이름을 쉽게 기억할 슈퍼스타들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뮤콘이 예술감독을 임명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4월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 음악 감독을 맡은 그는 "그때는 세대가 다른 선후배 가수들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이었다면, 이번엔 전문 심사위원들과 함께 출연 아티스트 선정의 투표권을 갖게 된 것"이라며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참여 아티스트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어서 예술감독이란 타이틀을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디 아티스트 음악도 찾아 듣는 편이라고 자부한 그는 이 과정에서 유튜브 비공식 라이브 영상까지 찾아보며 많은 팀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떠올렸다.

"'왜 몰랐나'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죠. 옛날에는 인디 성향 팀들이 소개될 때 채널 몇 개만으로 파악됐는데 지금은 유튜브와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동하니 많은 팀이 존재했어요. 인지도 보다 제가 찾아보면서 음악적 확신을 갖고 추천했죠. 음악이란 국경 없는 언어로 이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알려지길 바라요."

그중 기억에 남는 팀으로는 인디음악계 스타로 떠오른 밴드 새소년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밴드 코토바를 꼽았다.

그는 "이들뿐 아니라 장르별로 정말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며 "코토바를 필두로 새소년만큼 인지도를 아직 얻지 못했지만 그 정도로 성장할 친구들을 선정했다. 성과가 궁금하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인사말하는 윤상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예술감독을 맡은 프로듀서 윤상이 1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로드쇼(뮤콘 2019 로드쇼)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9.19 ryousanta@yna.co.kr



올해 뮤콘 주제는 음악(MUSIC), 문화(CULTURE), 기술(TECH)의 융합.

윤상은 미국 버클리음대 뮤직신서시스학과와 뉴욕대학교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를 졸업한 뒤, 일렉트로닉 뮤지션들과 실험적인 사운드의 전자 음악을 선보여 국내 전자음악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는 음악과 기술의 교집합에 대해 "뮤직 비즈니스에 컴퓨터가 이렇게까지 관여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악기 이상의 존재감이 있다"면서 "뮤콘과 관련짓는다면, 예전엔 녹음실 한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일이 이젠 인터넷과 동영상 채팅으로 가능해졌다. 뮤직 비즈니스가 지구촌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빨라졌고, 덕분에 뮤콘에 다양한 아티스트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뮤콘에서 윤상은 프로듀서로서 해외 가수와 협업하는 '뮤콘 콜라보'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협업 가수는 싱가포르 디바 아이샤 아지즈다.

그는 "아이샤는 정통 솔(SOUL)보다 팝 R&B 가수로 평가받는다"며 "그런 장르라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시사이저가 가미된 R&B로 방향을 정했는데 아직 곡이 완성되진 않았다. 음원은 올해 말 나온다"고 말했다.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묻자 그는 이번 쇼케이스에 참여하는 선배 정미조 이야기를 꺼냈다.

"정미조 선배님의 최근 라이브를 듣다가 굉장히 혼난 느낌이 들었어요. 젊은이들은 아이유가 리메이크한 '개여울'을 기억할지 몰라도 오리지널의 힘이 있었죠. 연세가 지금 일흔이 넘으셨지만, 수준 높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새로운 완성도를 보여주셔서 충격적이었어요."

그는 이어 "예술 감독이란 역할을 통해 제가 할 수 있고, 어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다"면서 "몇 년 전에 7집을 준비하다가 몇곡 녹음한 뒤 뒤집어 엎었다. 어울리는 제 언어는 어떤 걸까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