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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화성살인 담당형사 "기쁨 말못해…정말 죄책감 없냐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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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사건 용의자 '담담' 소식에 "공소시효 끝난지 아는 것"

"이젠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사건 해결 보고 싶어"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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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이제 남은 건 '포천 중학생 매니큐어 살인사건' 입니다. 마지막 숙원이에요."

'화성 연쇄살인사건'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형사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력한 용의자가 33년 만에 드러난 데 대해 감정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는 33년 전 분노와 용의자를 찾았다는 기쁨이 교차한다면서도 포천 사건을 언급하면서 엷게 한숨을 쉬었다. '포천 중학생 매니큐어 살인사건'은 2004년 2월 경기 포천시 소재 한 여중생 엄모양(당시 15세)이 실종 3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엄양의 손톱과 발톱에는 붉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경찰은 사건 이후 1년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이나 DNA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김 위원은 "지금도 현장을 수시로 찾고 있는데, 이제 범죄 현장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도로가 들어서서 마음이 아프다"며 "그 건만 해결하면 이제 남은 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향해서는 "한번만이라도 만난다면 힘 없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정말 죄책감을 느껴본 적 없나 따져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NA 분석결과, 피해자 3명의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일치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무기수 50대 이모씨는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내민 증거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이며 범행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그놈이야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걸 알고 있으니 담담했을 것"이라며 "더 이상 본인은 처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씨를 향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 있던 형사들은 공포 속에서 죽어갔을 피해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기 때문에 그 아픔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낀다"며 "유족의 오열과 아픔까지 전해지다 보면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쁨이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 위원은 이 사건 공소시효가 2006년 만료됐다는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경찰은 공소시효가 끝났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들 앞에 세우자는 일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하승균 전 총경과 '희망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루 말로 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제 포천 사건이 제 마지막 소명입니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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