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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FA컵 POINT] '4부 팀'에 압도된 '명문' 수원...최악 위기 맞은 이임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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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화성] 신명기 기자= 크고 작은 위기를 넘겨왔던 이임생 감독의 수원삼성이 위기를 맞았다. 4부리그 격의 화성FC에 압도당한 끝에 패하면서 그동안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모양새다. 결과를 떠나 굴욕적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이임생 감독은 '사퇴 가능성'을 입에 올렸고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는 팀 버스를 향해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 크고 작은 위기 넘겨온 이임생호

이번 시즌 새롭게 팀을 맡은 이임생 감독은 초반 어려운 출발을 보였다.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우승후보인 울산현대, 전북현대를 상대했지만 결과는 대패였다. 이후 성남FC에도 패하면서 조기 사퇴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이후 베테랑들을 재신임한 수원은 조금씩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연승은 없었지만 수비 조직이 안정되면서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승점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7월에는 리그 3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향할수록 전술적인 다양성, 선수단 장악에 대한 우려가 새어나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FA컵에서 4강까지 진출하긴 했지만 경주한수원전 졸전과 성남, 인천, 경남 등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노리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목표는 FA컵이었다.

# 악몽의 FA컵 화성전, 4부 팀에 압도당한 수원

FA컵 상대는 4부리그 격인 K3리그의 화성이었다. 2라운드부터 일정을 소화한 화성은 안산그리너스와 경남을 꺾는 등 이변을 일으키며 K3리그 최초로 FA컵 4강 무대를 밟았다. 경주한수원에도 고전했던 수원 입장에서는 긴장을 해야 하는 상대임이 분명했다.

당시에도 경기 후 "어디가 프로고 어디가 아마추어인지"라는 경각심을 알리는 홍철의 메시지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화성전에서도 아쉬운 경기력은 계속됐다. 이임생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를 펼칠 것으로 보여 대비했다"고 말했지만 화성은 수원의 예상 밖 경기운영을 펼쳤다. 후방 빌드업을 하는 수원을 압박으로 괴롭혔고 수준급의 경기운영-공격전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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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의 경기양상은 다소 당황스럽게 흘러갔다. 수원은 화성의 강력한 압박과 도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패싱 플레이와 수비 조직, 1대1 싸움에서 앞선 화성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자신감을 가지는 듯 보였다. 결승골을 넣은 미드필더 문준호도 "경기를 치를수록 '우리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경기를 복기하기도 했다.

전술적으로 오판한 수원은 후반 들어 염기훈, 한의권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공을 잘 간수할 수 있는 염기훈과 스피드와 저돌성이 뛰어난 한의권이 경기 양상을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경남전과 마찬가지로 화성은 자신들이 원하는 속도로 경기를 조율하면서 수원을 급하게 만들었다. 절실함보다는 긴장감이 역력했던 수원은 뒤늦게 추격전에 나섰지만 결국 경기는 화성의 1-0 승리로 끝났다.

# FA컵 배수진 친 이임생, 퇴근길서 사퇴 요구한 수원 팬들

충격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이임생 감독은 사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절박한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우승컵을 들지 못한다면 그 부분에 대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사퇴에 대한 부분으로 해석해도 되는가"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자 이임생 감독은 "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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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임생 감독이 무작정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화성과 치를 2차전을 비롯해 끝까지 FA컵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의지였다. 이임생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아직 홈경기가 있기 때문에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서 위기를 탈출해보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워낙 충격적인 경기력과 결과였기 때문에 수원 선수단의 퇴근길은 평온하지 않았다. 이미 경기가 끝난 뒤 원정 서포터석으로 찾아간 선수들을 향해 야유세례를 보냈던 수원 팬들은 분노가 가시지 않은 듯 팀 버스 근처로 운집했다. 버스를 가로막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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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향해 "정신 차려"라는 외침이 여러 차례 들렸고 이임생 감독 등 코칭 스태프가 등장하자 비판의 목소리는 커졌다. 거친 언사가 난무하는 가운데 이임생 감독은 경호원과 구단 직원들의 만류를 뿌리치며 팬들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부 팬들은 이임생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충격패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수원은 당장 이번 주말 6위 싸움의 당사자인 상주상무를 상대로 리그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다음 주중 울산전까지 리그 2연전을 홈에서 치른다. 팬들이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최악의 위기의 상황에서 무언가 변한 모습을 보여야 할 수원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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