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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이란 제재 강화" 지시…사우디도 "이란산 드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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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개입 아닌 경제제재 방향 틀었나

트럼프, "장전 됐다" 입장서 수위 완화

이란은 공식 외교전문 보내 공격 부인

사우디 "의심의 여지 없이 이란이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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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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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시설 두 곳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당한 사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대(對) 이란 제재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공격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도 공격에 쓰인 드론의 잔해를 공개하며 이란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방금 재무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증가시키라고 지시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 지시는 지난 14일 사건 발생 이후 군사적 개입까지 시사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17일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연설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 이후 나는 우리가 준비돼 있다고 약속한다"며 "우리는 장전 완료됐고, 그 지역에서 우리의 이익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 실수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이란에 어떤 제재를 가하게 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물리적 대응을 시사했던 이전 반응과 달리 표현 수위를 다소 낮추고,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우선 중점을 두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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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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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사우디에 대한 공격 책임이 없음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공격 주체가 아니라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미국 정부에 공식 경로로 보냈다. 이란 국영통신 IRNA통신은 "이란 정부가 이 전문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라며 "이란에 적대적인 조처를 한다면 즉시 대응하고, 이는 구두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명시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의 강력한 부인에도 미국과 사우디는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음을 의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사우디 국방부는 브리핑을 통해 피격 사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격에 쓰인 드론 잔해와 피격 위치 지도 등을 공개하면서다.

BBC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국방부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공개 브리핑을 통해 "잔해는 이번 공격이 북쪽에서 시작됐고 의심의 여지 없이 이란의 후원이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브리핑에서 드론의 삼각형 날개와 무기 파편 등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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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 국방부가 수도 리야드에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에 사용된 드론의 잔해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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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석유시설 공격에 쓰인 무기는 드론 18대와 미사일 7발이다. 드론은 아브카이크 시설을 타격했고, 미사일 7발 중 4발은 쿠라이스 시설을 공격했다. 나머지 3발은 아브카이크 시설에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알말리키 대변인은 "정확한 미사일 공격은 이란 이외 단체의 능력을 넘어서는 발전된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 피격 직후 예맨 후티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사우디는 이러한 단체가 갖출 수 없는 기술임을 강조한 것이다.

드론과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과 관련해 알말리키 대변인은 "세부 사항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발사 지점이 특정되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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