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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도 노동3권 보장해야” 설계사노조 설립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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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국보험설계사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 설립 신고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오세중 위원장이 설립 신고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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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동자로서 권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대표격인 보험설계사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설립 신고에 나섰다. 설계사들은 보험사의 부당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노조 활동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경계심 속에 설계사는 자영업자로 간주돼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노조 설립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조직인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보험설계사는 특수고용노동자로 규정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통해 산재보험 적용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서 인정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 ‘법외노조’ 처지인 설계사 노조가 공식적인 설립 절차에 나선 것은 특수고용노동직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신고서 제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특수고용직의 노동 3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고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도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입법을 권고했지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부당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장치로서 설계사 노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은 보험사와 대리점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과 부당해촉, 해촉된 설계사에게 수수료를 미지급하는 등 ‘부당행위’에 대항하기 위해서 노조 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부당행위가 설계사뿐 아니라 보험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한다. 오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기업들이 영업실적을 위해 설계사에게 허위ㆍ과장 광고를 교육하면서도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가 생기면 설계사에게 책임을 떠넘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설계사노조가 실제로 법적 인정을 받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보험업계는 설계사를 여전히 개인사업자로 간주하고 있고, 특수고용직의 노동 3권을 보장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관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노조에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노총 산하 전국생활금융산업노동조합이 보험ㆍ카드모집인 등 여러 금융계 영업직을 포괄하는 산별노조로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한 채 대기 중이다.

보험사들은 설계사가 기업의 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노동자로 전환하는 것이 설계사에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국 단위 노조가 40만명을 대표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참여인원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면서 “설계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게 되면 보험사의 감독도 더욱 엄중해지고, 저성과 설계사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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