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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란 배후 증거 확보"···트럼프 "제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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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기자회견 통해 증거 공개

美정보당국, 발사 전 활동 감지

'쿠드스1' 미사일 잔해도 찾아

美, 이란 공습 나설 수 있지만

공화당서도 반대 목소리 나와

외교적 해법 모색 나설수도

사우디 원유생산 조기 정상화

국제유가는 빠른 진정세 보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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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자국의 주요 석유시설 2곳에 대한 공격에 이란이 연계됐다는 핵심증거를 확보했으며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개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당장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 확대에 나섰으며, 사우디의 피해에 상응하는 보복조치로 이란 석유시설 공습 등 군사대응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공화당 내에서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CNN방송도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의 공격이 이라크 국경 근처 이란 내 기지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국과 사우디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는 드론 외에 저고도 비행 크루즈미사일이 동원됐으며, 궤적상 공격당한 지점의 북쪽에서 12발 이상의 발사체가 날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 [인터랙티브] 100년도 더 오래된 드론 공격의 역사현 단계에서 조사단은 미사일이 이라크 남부 상공을 지나 쿠웨이트 영공을 관통한 뒤 목표물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더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미국의 정보자산이 집중 배치된 페르시아만 상공을 피해 갔다는 분석이다.

CNN은 또 사우디가 목표물을 빗나가 사막에 떨어진 미사일 하나에서 온전한 상태의 회로판을 찾아내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막에 떨어진 잔해의 이미지에 근거할 때 적어도 몇 개의 미사일은 ‘쿠드스1(Quds1)’으로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미국이 이란에 어떤 보복조치를 취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 트윗에 “재무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제재를 상당히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군사적 옵션도 거론된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이란 아바다 원유정제 시설이나 이란 최대 원유수출 시설인 카르그섬 공습 등이 대표적이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유 자산이나 미사일 발사장소 공격도 선택지로 꼽힌다. NBC뉴스는 16일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군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취할 수 있는 행동 메뉴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17일 이란을 겨냥해 “우리는 장전이 완료됐다(locked and loaded)”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미국이 이란 정제시설에 대한 공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입장도 속출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의 짐 리시 의원은 “우리는 그(공격) 지점 근처 어디에도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중동의 또 다른 분쟁에 미국이 개입하는 데 반대하며 정보당국이 결정적으로 이란을 지목하더라도 군사적 행동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적 접근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작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보복을 시사한 지 하루 만인 16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은 미국 내 ‘매파’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압박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일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또 이란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로 급파했다.

사우디 공격 배후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는 이란 정부는 16일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테헤란 스위스대사관에 자신들이 공격 주체가 아니라는 내용의 외교전문을 미국 정부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란 국영통신 IRNA가 18일 보도했다.

한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시설 피격으로 줄어든 석유 생산이 절반 이상 회복됐으며 이달 말까지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국제유가는 빠르게 진정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했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배럴당 6.5%(4.47달러)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략비축유(SPR) 방출과 관련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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