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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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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가문의 영광'…조부 따라 홈런·부친 따라 사이클링히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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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전설 야스트렘스키의 손자, 펜웨이파크 데뷔전 홈런

토론토 비지오, 사상 두 번째 부자 사이클링히트 진기록

연합뉴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펜웨이파크 데뷔전 홈런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신창용 기자 =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3대(代)가 함께 보는 종목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골프가 유명하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간직한 종목이어서 대를 이어 나눌 얘기가 많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선 부자(父子) 선수가 많아 이야깃거리가 더욱 풍부하다.

18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선 대를 이은 가문의 활약상이 화젯거리 첫머리를 장식했다.

먼저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 칼 야스트렘스키(80)의 손자가 할아버지가 뛰었던 펜웨이파크 데뷔전에서 홈런을 때렸다.

현역 때 '악바리'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크레이그 비지오(54)의 아들은 빅리그 사상 두 번째로 부자 히트 포 더 사이클(hit for the cycle·사이클링히트)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루키인 마이크 야스트렘스키(29)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마이크의 할아버지인 칼은 1961년부터 1983년까지 23년간 보스턴 한 팀에서만 뛰며 18번 올스타에 뽑혔고, 3천419개의 안타를 때린 보스턴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칼은 1967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타격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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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웨이파크에서 결합한 야스트렘스키 가문
[AP=연합뉴스]



보스턴의 대표적인 레전드로 꼽히는 칼의 손자가 펜웨이파크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보스턴 팬들은 흥분에 휩싸였다.

마이크는 첫 타석을 앞두고 이름이 호명됐을 때 기립박수를 받았다. 4회 초 홈런을 쳐낸 뒤 또다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보스턴 팬들에게 마이크는 상대 팀 선수가 아니라 '어린 야스트렘스키'였다.

마이크는 첫 타석에서 보스턴 선발 네이선 이볼디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팀이 4-1로 앞선 4회 초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할아버지 칼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손자인 마이크가 모두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

마이크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만 거의 3천 타수를 기록한 뒤에야 5월 25일 빅리그에 콜업된 마이크는 펜웨이파크 데뷔전에서 세대를 넘나드는 감동을 선사했다.

칼은 경기 전 ESPN과의 인터뷰에서 "손자는 마이너리그에서 700경기를 뛰었지만 늘 빅리그에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며 "나는 손자의 그 점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불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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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히트의 마지막 퍼즐 3루타를 향해 질주하는 비지오
[AP=연합뉴스]



비지오의 둘째 아들인 케이번 비지오(24·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벌어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5타수 4안타를 치고 4타점을 올려 팀의 8-5 승리에 앞장섰다.

1회 삼진으로 돌아선 비지오는 3회 투런 홈런, 6회 우전 안타, 8회 우익수 쪽 2루타를 쳐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만을 남겼다.

이어 9회 좌중간을 가르는 극적인 3루타를 쳐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아버지가 2002년 4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사이클링히트를 친 이래 17년 만에 아들이 같은 기록을 이었다.

아버지 비지오는 단타∼3루타∼홈런∼2루타 순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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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비지오의 현역 시절 타격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비지오 가(家)는 워드 가문에 이어 빅리그 두 번째 부자 사이클링히트 생산자로 이름을 남겼다.

아버지 게리 워드는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1980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아들 대릴 워드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으로 2004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각각 사이클링히트를 쳤다.

아들 비지오는 "아버지가 사이클링히트를 친 것을 알고 있으며, 그 경기에 입장했던 티켓을 내 방에 두고 있다"며 "사이클링히트를 칠 기회를 잡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자와 아들이 빅리그에 설 수 있도록 토양을 닦은 칼 야스트렘스키(1989년)와 통산 3천60안타를 때린 크레이그 비지오(2015년)는 모두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cany9900@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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