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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병원앞 몰려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불안한 환자·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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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어깨수술 위해 900일 만에 외출

오후 7시부터 쾌유기원 침묵집회

형광봉 흔들고 일부는 눈물 흘리기도

참가자·경찰 수백명 대치…환자들은 불편 호소

아시아경제

17일 오후 8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향해 '쾌유를 빕니다' 문구가 적힌 형광봉을 흔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왼쪽 어깨 수술을 받고 병원 21층에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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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수술을 이유로 서울구치소 수감 900일 만에 바깥 생활을 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가 수술을 받고 입원한 병원을 둘러싸며 쾌유를 빌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환자와 지역주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수술을 받은 17일 오후 7시가 되자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정문 앞에 백발이 성성한 60~70대 지지자 50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이들도 상당수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으며, 병원 정문에서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집회가 열렸다.


병원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침묵집회로 진행됐지만 집회 시작 전 집회 참가자와 경찰, 지역주민 간 마찰이 발생했다. 집회구역 주변을 지나던 주민이 참가자가 들고 있던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에 부딪혔고, 둘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우리는 침묵집회를 하는데 왜 경찰은 소리를 내가며 통제하나"라며 따져 묻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병원 진입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경력 250여명을 주변에 배치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21층 VIP 병동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병원의 층수를 세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3년째 박 전 대통령 관련 집회에 참여해왔다는 심모(67)씨는 "입원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정말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을 응시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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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지자들은 '쾌유를 빕니다', '문재인 퇴진' 등의 문구가 적힌 형광봉을 흔들며 병원 주변을 행진했고, 오후 10시께 집회는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는 큰 충돌 없이 진행됐지만 박 전 대통령이 최소 2~3개월 간 병원에 입원할 것으로 알려지며 환자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입원환자 이모(40)씨는 "수백명이 병원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불안하다"라며 "집회 때문에 공원 산책도 못가고 불편한 점도 많다"고 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원이 환자용 엘리베이터 3대 중 2대를 21층과 1층만 오가게 해놨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은 "예정된 일정은 없다"면서도 "입원 기간 동안 종종 찾아뵐 것"이라고 추가 집회를 예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17일 오전 왼쪽 어깨 힘줄 봉합 및 관절낭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성모병원에서 2~3개월간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VIP병동 185㎡(약 57평) 규모 병실에 머무르게 되며 하루 입원비는 327만원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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