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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불붙은 '토종 OTT' 전쟁…각개전투서 '지상파+통신 vs 비지상파'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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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파워 강한 CJ ENM·JTBC '맞손'…비지상파 연합전선

향후 지상파와 손잡고 'OTT 연합군' 형성할 수도

뉴스1

CJ ENM OTT 티빙(좌)과 JTBC의 OTT 나우 앱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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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SK텔레콤과 손잡은 지상파와 비지상파 진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 방송사나 통신사들이 '각개전투'를 벌였다면최근 제작 역량이 있는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지상파에 비해 시청률이나 화제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콘텐츠 왕국' CJ ENM과 JTBC가 손을 맞잡으면서 SK텔레콤과 함께 화려하게 첫발을 뗀 지상파3사의 OTT '웨이브'와 경쟁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다.

◇지상파 잡은 CJ ENM·JTBC 맞손…'토종 OTT' 합종연횡

CJ ENM은 종합편성채널 JTBC와 손잡고 내년초 통합 OTT를 선보일 계획이다.기존 CJ ENM이 운영하던 OTT '티빙'(TVING)과 JTBC의 '나우'(NOW)를 통합, 개편하는 형태다.

강력한 콘텐츠 제작자 CJ ENM과 JTBC가 손을 잡은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적지 않다.

올 상반기 최대 화제작 중 하나인 '스카이캐슬'을 비롯해 430억원을 투입한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젊은층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 10%를 넘기며 종영한 '호텔 델루나' 등은 모두 CJ ENM(tVN)과 JTBC의 작품이다. 양사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시청률도 4~7%를 기록하며 지상파 시청률 3~4%를 웃돈다.

최근 시청형태가 대부분 본방이 아닌 '다시보기'(VOD)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콘텐츠 경쟁력은 지상파를 모두 뛰어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회사가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 진영을 구축한 것도 이같은 '콘텐츠 파워'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지상파가 현재 제작이나 경영 전반에 걸쳐 받고 있는 각종 '규제'가 결국 콘텐츠 제작 능력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비지상파 진영이 '독자노선'에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벌써부터 OTT를 규제하려는 법안이나 정책들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지상파들이 규제로 인해 콘텐츠 제작역량이 현저히 약화돼 있고 해당 규제가 OTT로 전이될 가능성까지 있어 이를 감수하며 비지상파 진영이 웨이브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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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열린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 출범식에서 출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9.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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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사는데"…'지상파+통신'vs '비지상파' 재편

일각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에 대항해 토종 OTT의 자생력을 키우려면 지상파와 비지상파가 나뉠 것이 아니라 '범 방송사 연합'으로 뭉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영국의 경우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해 우후죽순으로 토종 OTT서비스가 쏟아졌지만 글로벌 기업의 자본력이나 콘텐츠 수급역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시장 대부분을 내준 사례가 있다.

영국의 시청률 및 시장조사기관 BARB(The Broadcasters' Audience Research Board)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OTT 가입자 900만명 중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해외 OTT 사업자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BARB는 OTT 시장보고서에서 "영국 토종 OTT는 초기 10개 이상 우후죽순 난립했다가 불과 1~2년만에 위성방송사 '스카이' 한 곳 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궤멸했다"면서 "OTT와 같은 디지털서비스는 '승자독식' 성향이 강해 단기간 내 시장 독점적인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국내의 경우 영어권이 아니며 문화적 차이 등으로 넷플릭스가 영국처럼 시장을 독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유료가입자가 불과 1~2년만에 100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작 역량이 있는 방송사들의 '연합'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상파3사와 CJ ENM도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합의가 불발되면서 연합전략은 물 건너갔다. 하지만 향후 지상파와 비지상파 진영이 다시 손잡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또 지상파 3사가 통신사인 SK텔레콤과 손잡은 것처럼 비지상파 진영이 통신사와 '연합'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입자 규모 등으로 보면 KT가 우선순위지만, CJ ENM으로부터 케이블TV업체 'CJ헬로' 지분을 인수해 CJ그룹과 인연을 맺은 LG유플러스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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