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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한국 온 '돼지열병', 백신 없고 냉동해도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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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조성훈 기자, 임지수 기자, 김은령 기자, 이강준 기자, 유희석 기자, 정혜윤 기자, 한정수 기자] [편집자주] '돼지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결국 국내에 상륙했다. 6160호에 달하는 국내 양돈 농가와 돈육업계,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체 육류 공급-소비 사슬이 휘청거릴 위기에 처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상륙](종합)


17일 06시30분 '판도라 상자' 결국 열렸다


지난 해 8월 중국 첫 상륙 9개월 만에 전역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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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 및 대책 서울-세종-자자체 영상회의에서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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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6시30분. 결국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야 말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경기도 파주시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ASF)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휴전선(DMZ)을 중심으로 한 차단방역활동과 전국 주요 공항·항만 이용객, 축산농가를 상대로 강도높은 예방활동을 펼쳐왔지만 보이지 않는 '틈'은 어쩔 수 없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출혈성·열성 전염병이다. 전염성이 아주 높고 급성인 경우 발병 후 1~4일 만에 100% 폐사한다.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다진 고기에서 150일, 소금에 절인 고기에서 182일, 말린 고기에서 300일 살아남는 데다 심지어 냉동 상태에서도 1000일까지 생존한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기존 가축질병과 달리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감염된 동물을 살처분해서 소각하는 게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를 늦추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경 저항성이 강해 완전한 바이러스 제거도 쉽지 않다. 일단 방역망이 뚫리면 돼지를 농장에 재입식하기까지 1~3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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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지난 해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직후 100만마리 이상의 돼지가 살처분됐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안에 1억마리 이상이 추가 살처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파되는 주된 경로는 감염된 동물의 이동이나 감염된 돼지식육 및 식육가공품의 이동에 있다. 특히 감염된 돼지고기나 식육가공품을 불법반입하거나 비행기, 선박에서 나온 오염된 돼지고기가 섞인 잔반을 돼지에 급여해 질병이 전파된 사례가 많다.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물론 축산농가, 축산단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국내 축산기반은 붕괴될 수 있다. 6월 현재 전국 한돈농가는 6160호, 사육두수는 1131만6546두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1143호(230두)로 제일 많고 △경기 1244호(196만두) △경북 698호(140만두) △경남 705호(129만두) △전북 780호(136만두) △전남 527호(113만두) 순이다.

농식품부 방역정책국 관계자는 "공기를 통해선 잘 감염되지 않지만 일단 발병하면 얼마나 확산될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만큼 축산농가 자체적으로 철정한 방역활동을 해줘야 한다"며 "41℃ 이상의 고열이 발생한 돼지는 당국에 곧장 신고하고, ASF 발병국의 축산물은 절대 반입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정혁수 기자


확산 막아라…전국에 '일시이동중지‘ 명령


북한지역 ASF 창궐속 휴전선 인접한 파주 농가서 어미돼지 5두 폐사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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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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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7일 전국에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긴급지시를 내려 바이러스 국내 추가유입과 확산 방지를 주문했다. 긴급지시에는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 △발생농장 500m내 살처분 △역학조사 통한 전파원인 신속파악 △이동통제소·거점소독장소 운영 △축사 출입차량 소독 △남은 음식물 사료금지 △여행객 홍보강화·바이러스 국내 추가유입 차단 등 대책이 담겼다.

이 총리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양돈농가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초동대응과 확산차단이 시급하다"며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에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지시했다. 이 총리는 "각 부처는 관련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하고 군과 경찰도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경기 파주의 한 돼지농가에서 농장에서 모돈(어미돼지) 5두가 분만 후 고열 등 증상을 보이다 폐사했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경기도 위생시험소에서 폐사축에 대한 시료를 채취했고,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17일 오전 6시30분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이 확정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발생농장과 인근 농장에 대한 살처분을 실시했다. 발생농장 돼지는 2400두다. 주인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 2곳을 포함할 경우, 살처분 규모는 3950두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확진 판정 즉시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했으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발령했다.

또 경기도에서 다른 지역으로 돼지 반출을 1주일간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전국 양돈농가 6300호에 대한 일제소독 및 의심증상 발현 여부 등 예찰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발병원인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잔반을 먹이는 경우,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온 경우, 야생 맷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추정됐지만 이번 발생농가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창문이 없이 완전히 밀폐된 이른바 '무창' 농장으로 외부에서 멧돼지 출입이 차단돼 있는 데다 농장주가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농장은 잔반이 아닌 외부 업체에서 사료를 받아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4명도 발병국이 아닌 네팔출신으로 최근 해외를 다녀온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6월 파주시를 포함한 북한 접경지역 14곳을 대상으로 돼지 혈청검사를 실시했지만 이 농장의 경우, 이 조사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잠복기가 21일로 전문가들은 발병 후 1주일 새 전파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며 "감염경로를 확인하는 한편 바이러스 차단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혁수 기자


한국상륙 '돼지열병' 세계 어디까지 퍼졌나


아프리카 풍토병, 1957년 첫 유럽 상륙…현재 아시아·유럽 20여개국 발병

유럽연합, 공동으로 백신 개발…벨기에, ASF 발생 9개월 만에 퇴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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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감염되면 4~9일 뒤 95~100%가 죽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으나, 현재는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를 휩쓰는 공포의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20여개국 ASF와 사투 중=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세계 각국의 동물 전염병 발병 사례를 취합한 결과, 이 기간 ASF가 새롭게 발생했거나 계속 전염되고 있는 나라는 20개국에 달한다. 대부분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시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다.

이 가운데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지난해 8월 3일 첫 ASF 발병 사례가 보고된 이후 중국 전역으로 감염지역이 확대됐으며, 주변 국가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중국에서만 전체 돼지 사육두수의 3분의1가량인 1억마리가 도살 처분됐으나, ASF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장 최근 ASF 발병 사례는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지난 9일 필리핀 루손섬 남부 리살주와 불라칸주의 7개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필리핀 당국은 즉시 8000마리 정도를 도살 처분하며 초기 진화에 나섰지만, 퇴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발병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유럽이다. 최근 ASF 발병 건수의 77%가 유럽에서 보고됐다. 숲이 많은 유럽에서는 사육 돼지보다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 사례가 다수를 차지한다. OIE는 "유럽의 ASF 발병 사례가 많은 것은 야생 멧돼지 한 마리의 감염도 한 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라며 "야생 멧돼지 감염은 대부분 즉시 해결되며, 전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수십 년 ASF에 시달린 유럽=ASF 바이러스는 1921년 케냐에서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1957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나 포르투갈에 상륙한다. 이어 1960년 스페인, 1964년 프랑스, 1967년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으로 번졌으며 1970년대에는 쿠바와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휩쓸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각각 1994년, 1995년 ASF를 완전히 몰아내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이나 ASF에 시달려야 했다.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ASF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ASF 퇴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2016년부터 회원국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ASF 방역과 진단, 확산 방지 방법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ASF 백신 개발을 위한 '청사진과 로드맵(Blueprint and Roadmap)'을 마련하고, 회원국이 공동으로 체계적인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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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뤽상부르주 비흐똥의 한 연구시설에서 수거된 야생 멧돼지의 아프리가돼지열병(ASF)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인 연구진. /사진=AF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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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최근 ASF를 몰아낸 벨기에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죽은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벨기에서는 이후 ASF가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올 2월에는 ASF로 죽은 야생 멧돼지가 217마리에 달했다. 이에 벨기에 당국은 1만4000헥타르(㏊·1㏊는 1만㎡) 면적의 지역을 통제구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모든 사육 돼지와 멧돼지를 도살 처분했다.

또한 통제구역 밖으로 야생 멧돼지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경계와 고속도로 등에 접근방지 그물망을 설치했으며, 사람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후 벨기에의 ASF 감염 건수는 급감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6월 8건 발생 이후 추가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한 벨기에 당국은 지난 7월1일 7000헥타르를 추가로 통제구역으로 지정했으며, ASF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야생 멧돼지를 지속해서 사살하고 있다.

유희석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냉동해도 생존…먹어도 될까?

돼지·멧돼지에만 감염되는 법정전염병…인체 감염사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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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폐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 정육매장에서 한 관계자가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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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즉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는 독일 농식품부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경우 국내 제1종 법정 가축 전염병이지만 돼지와 멧돼지 등 돼지과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며 동물과 사람 간에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돈업계에서는 ASF로 인해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ASF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어서 인체에는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없다"면서도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ASF 바이러스는 구제역 바이러스와 달리 생명력이 강해 냉동 상태 등에서도 오래 살아남는다. 냉장육 및 냉동육 상태에서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훈제, 공기건조 등 가공처리를 한 돼지고기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고 치사율이 100%에 달해 양돈업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

ASF는 아프리카 풍토병의 일환이었지만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하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중국 전역에서 ASF로 폐사하거나 살처분된 돼지는 100만마리가 넘는다.

김은령 기자


유통가도 초긴장 "당장은 가격 안올리지만…"


현재 돼지고기 비축물량 남아…사태 장기화땐 가격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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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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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자 유통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2011년과 2017년 구제역파동 당시처럼 대규모 확산시 돼지고기 수급과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단 해당 발병농가와 거래하는 마트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해당 농가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SF는 인체에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현재 마트에서 진열되거나 유통되는 돼지고기 제품들을 구매해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축산물 이력관리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어 발병 농가가 확인 즉시 유통과정 추적 및 차단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사태 확산 여부다. 현재 검역당국이 추가발병과 확산을 막기위한 48시간 전국 축산종사자 이동중지 조치에 들어가면서 이번주중 유통업계의 돼지고기 수급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유통가의 국내산 돼지고기 비축물량이 남아 있고 멕시코 등지로부터 수입돼지 물량도 있어 당장 수급차질에 따른 가격변동 가능성은 크지않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 산지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비축 물량이 있기때문에 당장 소매가격을 올리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동제한이 금주말까지 장기화되고 과거 구제역사태 처럼 대규모 살처분 조치가 이뤄질 경우가 돼지고기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17년 봄 구제역이 발생하자 돼지고기 가격은 삼겹살 100g당 2000원을 넘어서며 폭등하기도 했다. 마트 삼겹살은 각종 할인행사 등을 감안해도 현재 1800~1900원대로 오름새인데 조만간 마트가격기준 20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국내 소비자는 비교적 고가인 소고기와 달리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산보다 국내산을 선호한다. 마트 시판 돼지고기의 절반이 삼겹살이고 15%가 목살일 정도로 인기부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가격변동이 상대적으로 높게 일어날 수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ASF의 인체감염성이 없다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불안감 때문에 돼지고기를 외면하고 닭이나 소고기 등 대체품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대체육류 값이 오를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로 수급 측면에서 심각한 상황은 아닌만큼 바이어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고객수요와 가격변동을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말했다.

조성훈 기자, 이강준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삼겹살, '金겹살' 될까


돼지고기 사육마릿수·수입 증가로 고기값 작년보다 낮은 수준…"가격 예측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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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트남, 북한 등을 강타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가운데 그동안 바닥을 쳤던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경기 파주시 한 돼지농가에서 모돈이 분만 후 고열 등 증상이 계속되다 폐사했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ASF로 최종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전국에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돼지고기값의 향방이다. 그동안 중국 돼지고기값 급등을 남의 얘기로만 지켜봤던 우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국내 돼지고기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폭등하거나 반대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달 돼지가격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돼지고기 재고량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돼지고기 사육 마릿수가 많고 수입량도 크게 줄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돼지고기값은 지난해보다 낮은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6일 기준 100g당 삼겹살(국산 냉장) 평균가격은 2013원으로 1년 전 2206원보다 8.7%가량 하락했다. 평년(2139원) 대비로도 5.9% 낮은 수준이다. 도매가격 역시 떨어졌다. 대한한돈협회 기준 이달(16일까지)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1kg당 평균 4497원으로 지난해 9월(4940원)보다 약 9% 하락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당장 공급 여력이 충분하고, 더 확산되지 않는다면 시장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지난해 말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을 추정한 결과 총 5만8058톤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많다. 올해도 1~7월 돼지 등급판정 마릿수는 전년(992만마리)보다 2.8% 증가한 1019만마리였고, 8월까지 돼지고기 총 수입량은 31만4000톤으로 사상 최고의 수입량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비해 4.7%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소비되지 못한 수입물량이 냉동 창고에 쌓여 있어 하반기 공급 과잉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구제역보다 (ASF가) 심각한 건 사실"이라며 "구제역은 백신이 있었고 그간 발생 이력이 있어 억제할 방법이 있지만 ASF는 이동통제를 하는 것 이외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이 같은 위기가 계속되면 도축, 출하하지 못해 공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할 수 있고 반대로 소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돼지고기값은 떨어지고 닭고기 등 다른 육류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림, 사조, 이지바이오 등 국내 양돈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기존 방역 체계를 강화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도드람양돈농협도 내부에서 TF(태스크포스)팀을 준비하고 있고 비상상황에 대비, ASF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혜윤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햄·소시지는? "당장은 괜찮지만…"


돼지고기 수요 많은 육가공업계 비용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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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한 양돈농장에서 굴착기가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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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돼지고기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주요 육가공업체들은 그동안 해외사례에 비춰 ASF에 대비해 돼지고기 원료 재고를 평소보다 많게 비축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갖춰 놔 당장은 비용 상승 등의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육가공식품에 대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육가공업체들은 국내의 ASF 발병 소식이 전해지자 현황 파악과 향후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ASF의 확산 범위나 속도, 기간 등 시나리오별로 영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햄, 소시지 등을 만드는 육가공업체들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의 ASF 확산에 따라 원료로 이용되는 돼지고기 재고를 미리 비축해 오는 등 국내 ASF 발생에 대비해 왔다. 그러나 ASF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요 육가공업체로는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동원F&B, 농협목우촌 등이 있다.

햄, 소시지 외에 돼지고기를 부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비용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만두 등 냉동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국제시장에서 글로벌 돈육 가격은 ASF 여파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9월 평균 생돈 시세는 파운드당 64.22센트로 전년동월대비 11.1% 올랐다. 중국에서 ASF가 확산되기 시작한 4월에는 54.5%나 급등한 바 있다. 국내 돼지고기 시세까지 오를 경우 고스란히 비용 부담에 전가될 수 밖에 없고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과 함께 소비 부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ASF로 돼지고기 뿐 아니라 돼지고기 가공식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ASF가 한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부담이 늘 수 있는데다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은령 기자


돼지열병 국내 첫 상륙, ICT로 확산 막을 수 있을까


검역본부, KAHIS 경보시스템으로 축산차량 추적 등…황창규 KT 회장 "ICT로 돼지열병 막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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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한 양돈농장 및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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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첫 확진 후 정부가 추가 발병 및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ICT(정보통신기술)로 동물의 감염병 확산을 막았던 사례가 이번 돼지열병에도 적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경기 파주 돼지농장을 ASF 발생농가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ASF가 초기에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차단하고 관리하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축산차량 경로 추적 등으로 감염병 확산 선제대응, ASF도?=이미 국내에서는 ICT가 동물의 감염병 확산 방지에 활용되고 있지만 ASF의 경우 현재 운용되고 있는 시스템으로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농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축산차량 이동, 동물검역자료, 농가정보 등이 담긴 ‘KAHIS’(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란 경보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축산차량 운행이 AI(조류인플루엔자)의 주원인으로 분석되면서 검역본부는 이 KAHIS 데이터를 KT의 빅데이터 분석과 연계, 2014년 AI 확산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AI 발병 시 축산차량의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해당 농장을 다녀간 차량을 역추적, 어떤 농장으로 AI가 확산할지 위험도를 예측해 선제적 대응에 나설 수 있게 한다.

하지만 ASF 역시 기존의 KAHIS으로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AI나 구제역의 경우 사람과 차량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차량 이동을 사전 예측하고 이를 차단, 철저히 방역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ASF는 발병원인, 전파 경로 등이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이 역시 같은 시스템 적용이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KT가 제안한 가축 전염병 확산 막는 LEPP, 어떻게?=ASF는 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으나, 현재는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를 휩쓰는 공포의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이와 관련,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6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ASF가 아시아 국가로 확산된 것은 동물감염병의 국가간 전파 차단 중요성을 일깨웠다"며 "ICT로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자"고 제안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여행자에 의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제안한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을 동물 감염병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GEPP와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가축전염병 확산방지 플랫폼(LEPP)을 만들자"고 제시했다. GEPP는 로밍 정보를확인해 감염병 우려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에게 감염병 예방 등을 문자(SMS)로 보내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이다.

황 회장은 이를 위해 가축전염병 발생정보 글로벌 공유, 각국 정부의 축산농가 정보 공유, 국제기구·학계·기업 모두의 LEPP 동참 등을 요청했다.

황 회장은 "5G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은 도시에 제조업뿐 아니라 농촌과 농업 분야에서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수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에 돼지·닭고기주 'UP'


양돈업종 강세…동물용 백신업체들은 일제히 상한가 기록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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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는 소식에 돼지고기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동물용 백신 업체들과 닭고기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손에프앤지 주가는 전날 2335원에서 이날 2840원으로 20% 넘게 상승했다. 선진, 윙입푸드, 이지바이오 등도 모두 5∼15%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 이글벳과 우진비앤지, 제일바이오 등은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돼지열병으로 인해 돈육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에서도 돼지열병 발병으로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해 돈육 가격이 10여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이와 관련,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돼지열병은 공기로 전염되는 병이 아니고 돼지간 접촉, 사료 및 돈육제품 등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질병 확산 속도가 느리다"며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질병 확산에 따라 돈육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질병 확산을 우려한 돼지고기 재고 축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적으로 돈육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돼지고기 관련주들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당분간 높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돼지고기 재고가 많이 남아있어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유지됐지만 최근 들어 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 층격이 본격적으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중국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전세계 수입육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양돈관련 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김 수석연구원은 "수입육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돼지열병 소식에 돼지고기의 대체재인 닭고기 업체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닭고기 유통·가공 업체 마니커와 마니커에프앤지, 하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체리부로, 푸드나무 등도 15∼20% 올랐다. 돼지 집단 폐사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체재로 닭고기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국내 첫 사례다. 돼지열병은 일단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한정수 기자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 조성훈 기자 search@, 임지수 기자 ljs@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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