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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프리카돼지열병, 한국도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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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돼지농가서 첫 발생 4700마리 살처분…연천서도 의심 신고

‘심각’ 경보에 이동중지 명령…치사율 100%, 백신 없어 피해 우려

경향신문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굴착기로 야간작업을 하며 살처분 매립 준비를 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파주 |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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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했다. 인근 연천 지역에서도 발병이 의심되는 돼지가 발견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ASF 양성으로 확진됐다”면서 “이에 따라 ASF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이 농장은 지난 16일 오후 6시쯤 키우던 어미돼지 5마리가 폐사했다고 신고했고, 이후 검역본부의 정밀검사를 통해 ASF로 확인됐다. 돼지들은 폐사 전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농장에서는 돼지 2450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반경 3㎞ 이내에는 다른 양돈농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후에는 경기 연천의 한 돼지농장에서 돼지 1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검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돼지 4732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파주의 확진 농장과는 약 40㎞ 떨어져 있다.

방역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확진 시점(17일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등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발생 농장 및 이 농장 주인이 갖고 있는 다른 2개 농장 등의 돼지 4700마리를 살처분했다.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에 있는 양돈농가 19가구에 대해서는 현재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또 전국 6300여가구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일제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ASF의 국내 유입 경로와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ASF의 유전자(DNA)가 앞서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한 것과 동일한지 정밀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멧돼지 등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의 방역망은 지난 5월 뚫린 바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일단 감염되면 모두 폐사하는 치명적인 가축전염병이다. 아직까지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이 병은 감염된 돼지 및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잔반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 8개 나라로 확산됐다.

ASF에 따른 수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 대비 32.9% 급등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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