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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전운 감도는 중동…이젠 ‘드론 전쟁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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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기술력 미국까지 위협…무장세력에 드론 적극 전파

이스라엘·헤즈볼라도 충돌…소형화에 장거리 정밀타격

가디언 “전투기 시대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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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습하며 투입했던 무인기(드론)의 잔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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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마비된 것을 계기로 드론 공격이 중동지역 군사충돌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등은 배후로 지목한 이란 드론 기술의 정교함과 위험성에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이번 공격이 사람이 조종하는 전투기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지난해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로 역내 대리 무장세력을 동원한 미국 동맹국 공격을 강화했다. 특히 최근에는 드론 공격이 잦아졌다. 이란의 드론 기술력은 이 부문 선두 국가인 미국·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중국·러시아처럼 복제부품을 활용해 드론 생산 단가를 낮추고, 드론 소형화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1일 공개한 공격용 드론 ‘키안’은 조종 신호 탐지 거리가 1000㎞에 달한다. 5000m 높이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는 지난 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군의 정찰 드론 글로벌호크를 격추시키면서 수준급 드론 탐지능력울 과시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에 맞서 드론 탐지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소형화되고 매우 낮은 고도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드론의 군사적 장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독일의 군사전략 싱크탱크 프라운호퍼그룹의 마르쿠스 뮐러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현재 드론 탐지 시스템은 드론이 광활한 영토 위에서, 그것도 탄탄한 평지 혹은 도시 외곽지역, 산악지대 위에서 움직일 때만 식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에 따르면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당시 군사 역사상 처음 드론의 비행시간이 전투기 운용시간보다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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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내전에 뛰어든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의 대변인인 투르키 알 말릭 대령이 16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유전 시설에 가해진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리야드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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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리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이 잦아지고, 미국의 대표적인 중동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강도 높게 대응하면서 앞으로 중동지역 전체가 ‘드론 전쟁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드론은 지난달 25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지역까지 침투해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채널을 덮쳤고, 헤즈볼라는 지난 1일 이스라엘 북부에 대전차 미사일을 쏘았다. 이라크 내 대표적인 친이란 무장조직 인민동원군(PMF)은 지난달 25일 이스라엘군이 드론으로 서부 시리아 국경지대 알카임 무기고를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4일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아크라바 지역을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들 지역에서 자국을 향한 드론 공격을 준비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이 후티 반군뿐만 아니라 시리아·이라크 등 중동 각국에 심어놓은 대리 무장세력에 드론을 적극 전파하고 있어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후티 반군이 가진 드론은 조종 신호 감지 거리가 150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거리 원격 공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란은 드론 기술을 전수하고 운용 인력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최근 예멘과 레바논 등지에서 드론 부대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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