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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체제안전·제재해제 요구한 北…'촉진자' 文 새 해법 제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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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북미 실무 대화 재개…할 수 있는 모든 일 다할 것"

한미 정상회담, 유엔총회 연설 통해 비핵화 촉진 행보

트럼프와 北 비핵화 논의할 듯…중재안 제시 가능성

유엔총회서 北 태도 변화, 국제사회 지지 제안할수도

뉴시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본관을 들어서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6.30.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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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북한이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체제 안전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북미 대화 '촉진자'를 자처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해 북미간 입장차를 조율하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기 위한 새 제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2~26일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과 유엔총회 기조연설문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곧 북미 실무 대화가 재개될 것이며, 남북미 정상 간의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제재 완화와 체제 보장이 있어야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며 불변하다. 우리의 제도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체제 보장)' 방식의 해법을 고수해 왔던 미국에 '선 제재 완화(체제 보장) 후 비핵화'라는 정반대의 해결책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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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8.09.26.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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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입장에 차이가 큰 만큼 비핵화 실무 협상은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의 '중재·촉진'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좀 더 유연성 있는 비핵화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은 '선 비핵화-후 제재 해제', 북한은 '선 안전보장-후 비핵화'의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충분히 절충점이 있을 수 있다"며 "최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연설을 보면 유연한 접근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고, 북한의 담화도 안전 보장 진전에 따라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문 대통령이 적극적인 촉진자 역할을 강조하고 그 의지를 보여준 만큼 문 대통령의 역할은 북미 실무 협상이 빨리 재개되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한미 동맹 차원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방식을 놓고 팽팽하게 대치해 왔다. 미국은 일괄타결 방식의 '빅딜'을 북한은 단계적 방식의 '스몰딜' 해법을 고수해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우리는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제시했지만 미국의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북미 대화의 시계가 돌기 시작한 만큼 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이 다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북미가 포괄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 카드를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략 물자 전개 중단, 북미간 종전선언 등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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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며 나오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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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복원하는 방안(스냅백),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을 대북 제재의 예외조항으로 넣는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한 제안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해외 순방 연설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에 비핵화 해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높이 평가한 뒤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갈 경우 국제사회가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를 통해 응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또 북미 비핵화 협상이 멈춰서 있었던 지난 6월에는 스웨덴 의회 연설을 통해 북한에 보다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다.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유엔총회 연설도 북한과 국제사회에 비핵화 노력·지지를 제안하는 성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 협상에 전향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제재 완화 등의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재차 설득할 수도 있다.

청와대는 현재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문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설문 작성을 막 시작한 상태여서 어떤 내용이 들어가게될지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다만 이번 미국 방문의 초점이 북한 문제에 맞춰져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이 비중 있게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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