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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굴뚝 오염 잡기 위해 전 세계 두 대뿐인 장비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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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만든 62억 원 짜리 장비

추경으로 예산 확보, 2021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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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2021년부터 도입 예정인 굴뚝 배출가스 측정 장비. 굴뚝 매연에 빛을 쏜 다음 그 자리에서 그대로 빛을 찍어 분석하면 배기가스의 농도가 계산되는 원리다. [환경부 제공]

환경부가 미세먼지 유발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을 감시하기 위해 62억 원짜리 고가의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7일 “사업장 배출 대기오염 물질을 측정하기 위해 영국 국립물리연구소에서 제작해 세계적으로 쓰이고 있는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굴뚝 매연 원격 측정, 전 세계 딱 2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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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도입 예정인 DIAL 장비는 최근까지 영국 국립물리연구소가 보유한 한 대가 유일했다. 우리나라에 들여온 장비는 전 세계 두번째로 제작된 장비다. [환경부 제공]

'차등 흡광 검출 시스템(DIAL, Differential Absorption Light Detection and Ranging Systems)'이라는 이름의 이 장비는 가로 13m, 세로 2.55m, 높이 4m 크기로, 지상에 놓고 굴뚝 위 배기가스에 빛을 쏜 다음 통과·산란하는 빛을 스캔해 분석하는 장비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훈 연구사는 "기존에 2인 1조로 굴뚝 위로 들고 올라가야 했던 20㎏짜리 측정 장비는 배기가스를 포집해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정확하긴 하지만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든다"며 "새 장비는 정확도도 높고 편리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1㎞ 반경까지, 200m 높이까지 측정이 가능해 공장 굴뚝 높이와 무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장비는 1990년대 후반 개발돼 그간 영국 국립물리연구소가 가진 1대가 유일했고,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기기가 세계 두 번째로 제작된 장비다.

김정훈 연구사는 "그간 전통적인 방식의 측정방식을 써왔고, 가격 부담도 있었지만 이제 미세먼지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만큼, 가장 발전된 최신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새로 편성된 미세먼지 추가경정 예산에서 62억 원을 들여 이번 장비를 구매했고, 현장 측정 검증을 거쳐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빛으로 바로 탐지… 유해가스 찾아내기 쉬워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방법은 광투과법‧광산란법‧베타선흡수법 등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광투과법보다는 광산란법이, 광산란법보다 베타선흡수법이 더 정확하다.

광투과법은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1시간 동안 여과지로 포집해, 여기에 빛을 쏜 다음 빛이 오염물질을 통과하면서 파장이 변하는 정도를 측정해 오염물질의 농도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에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사용이 간단하고 제작 비용이 적게 들지만, 수증기도 오염물질 입자처럼 측정돼 오차가 발생할 수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

광산란법은 이번에 환경부가 도입하기로 한 방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실시간으로 빛을 통과시킨 뒤 배기가스 입자에 닿아 산란‧투과‧반사되는 빛을 측정해 배기가스 농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고, 사전에 입자 종류별로 빛을 산란시키는 정도를 계산한 자료를 이용해 더 정확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각종 오염물질별로 미리 측정‧계산한 ‘기준 그래프’를 준비해야 한다.

베타선흡수법은 필터에 여과된 미세먼지에 베타선을 쏴 통과하면서 베타선이 줄어드는 원리를 이용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나온 방법 중 가장 정확한 방식이다.

광투과법보다 짧은 시간 포집해 측정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농도 측정도 가능하다.

다만 장비가 비싸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 측정기에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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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쏜 다음 반대쪽에서 포착해 분석하는 원리가 많이 사용되지만, 도입 예정인 DIAL 장비는 빛을 쏜 그 자리에서 그대로 빛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새로운 기술이다. [환경부 제공]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측정 장비는 광산란법에 해당한다.

김정훈 연구사는 "기존의 투과·산란 뒤 빛 탐지를 반대쪽에서 하던 기기들과 달리, 빛을 쏜 자리에서 그대로 탐지가 가능한 부분이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측정기는 미세먼지 자체를 탐지하지 않고, 미세먼지를 유발할 수 있는 가스 위주로 측정하기 때문에 엄밀하게 '미세먼지 측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김정훈 연구사는 "유해가스가 결국은 미세먼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유해가스 발생 사업장을 찾아내는 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새 장비를 이용해 석유정제시설, 소규모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등에서 규제 틈새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향후 대기오염 고농도지역 원인 파악 및 의심지역 미세먼지 배출농도 지도 작성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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