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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엔司 강화하려는 美… 전작권 전환후 미래司와 갈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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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유엔사 역할조정 협의 착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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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 이달부터 ‘고위급 정례 협의체’를 가동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유엔군사령부의 지위·역할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은 이 사안이 자칫 심각한 ‘동맹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대로 임기 내(2022년)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유엔사와 관련한 주요 쟁점들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한미 안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미래연합사 위 유엔사 가능성 차단 시도


정부와 군 일각에선 미국이 2014년부터 ‘유엔사 재활성화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유엔사 강화 조치(조직·회원국·인력 확대 등)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왔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국군을 사실상 통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긴 뒤에도 미국이 정치·군사적 상위체인 유엔사의 지위·역할을 강화해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령부를 지휘감독하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에 따라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체하는 미래연합사는 ‘한국군 사령관-미군 부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겸임)’ 체제로 운용된다. 한미연합사의 지휘체제(미군 사령관-한국군 부사령관)가 역전되면서 전작권 행사 주체가 한국군 사령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군사령관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주한미군사령관이 계속 맡게 된다. 다른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래연합사 부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게 되면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 미래연합사령관과 지휘 혼선이나 충돌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 등 3개 지휘관을 모두 겸하는 현재의 한미 지휘체계와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당시 한미 양국이 체결한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의 관계 관련 약정(TOR·2급 기밀)’에는 한미연합사는 정전 유지를 위한 유엔사의 요청이나 권한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유엔사가 북한의 남침 상황을 정전 위반으로 간주할 경우 유엔군사령관이 연합사의 작전지휘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쟁점들을 확실히 정리하고서 전작권을 전환해야 유엔사의 ‘옥상옥(屋上屋)’ 논란과 한미 연합지휘체계의 혼선·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의 지위·역할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 사전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한반도 평화안정(미) vs 전작권 침해(한) 충돌할 수도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한미 양국 간 불협화음이 더 커질 개연성도 있다. 미국이 유엔사를 강화하는 배경은 전작권 전환으로 초래될 수 있는 유사시 안보·전력 공백에 대비한 것인데 한국이 이를 ‘전작권 무력화’로만 접근한다면 한미 간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한반도 유사시 완벽한 전쟁수행 능력 제고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유엔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 입장과 이를 군사주권 침해 시도로 인식하는 한국의 입장이 서로 맞서면 의외로 관련 논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말 청와대가 미국에 주한미군 기지의 조기 반환을 공식 요청한 데 이어 군 당국이 전작권 전환 후 유엔사 지위·역할 협의에 전격 착수하자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끝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군은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가 캠프 험프리스(경기 평택미군기지)로 이전하는 2021년 말에 맞춰 유엔사 협의와 전작권 검증 연합훈련을 끝내고, 2022년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청와대의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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