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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라운지]꼴찌 롯데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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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는 어느새 ‘만년 꼴찌팀’이 됐다. 마지막 가을야구가 추신수가 뛰던 2013년이었다. 최근 4년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였다. 올해 간신히 승률 5할을 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 4위다. 가을야구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

그래도 신시내티 팬들은 요즘 야구 보는 재미가 있다. 가을야구가 불가능한데, 되레 희망이 커진다. 신인 외야수 아리스티데스 아키노(25) 보는 맛에 야구를 본다.

지난해 딱 1경기만 나왔으니 올해가 데뷔 시즌이나 다름없다. 시즌 중반 야시엘 푸이그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시킨 뒤 빈자리를 채웠다. 홈런을 펑펑 때렸다. 첫 17경기에서 홈런 11개는 기록이었다. 올시즌 홈런이 15개, 장타율이 0.596이나 된다.

2년 전 필라델피아도 그랬다. 8월 중순 콜업된 리스 호스킨스는 데뷔하자마자 홈런을 펑펑 때렸다. 9경기 8홈런에 이어 17경기 10홈런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그 홈런 기록을 이번에는 신시내티 아키노가 깼다.

가을야구가 물 건너 갔어도, 필라델피아와 신시내티는 다음 시즌 기대감을 높이는 선수들이 속속 등장했다. 머지않아 이들이 중심이 돼 가을야구를 호령할 미래를 그리면 가슴이 뛴다.

KBO리그 롯데의 2019시즌 가을야구도 이미 끝났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단장과 감독이 동시에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하는 초유의 일도 겪었다. 롯데로서는 창단 후 첫 10위가 눈앞이다. KBO리그 10위는 KT와 NC만 밟아본 자리다. 2013년 이전 창단 팀 중 10위를 해 본 팀은 아무도 없었다.

단장·감독 교체 뒤 희망을 찾았을까. 아키노가 8월 이후 홈런 15개를 치는 동안 롯데는 팀 홈런 26개를 때렸다. 민병헌, 손아섭, 윌슨, 전준우가 나란히 4개씩으로 가장 많다. 기대를 모았던 강로한의 8월 이후 타율은 0.202밖에 되지 않는다.

올스타에 뽑혔던 포수 나종덕은 8월 이후 타율이 ‘5푼’(40타수 2안타)인데, 2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주전 포수 자리는 1년의 실험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년차 유망주 한동희 역시 8월 이후 0.148에 머물렀다.

그나마 마운드는 낫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세웅이 2승3패, 3.68로 나쁘지 않았다. 선발진에 합류한 신인 서준원도 8월 이후 2승3패, 4.13을 기록 중이다. 장시환, 박세웅, 서준원 등 선발 로테이션이 어떻게든 돌아가고 있다는 점, 불펜진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지만, 승패 부담이 줄어든 상황의 경기 운영은 내년 시즌 기대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10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 지명권을 얻는다. 강릉고 좌완 에이스 김진욱은 벌써부터 ‘역대급’으로 평가받는다. KT의 약진은 1순위로 뽑은 강백호, 이대은 덕분이다. 롯데의 역대 신인왕이 27년 전, 염종석 딱 한 명뿐이었다는 사실은 잠시 잊자. 2006년 드래프트 1순위 때 류현진을 거른 사실도 잊자. 올겨울 열릴 2차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 지명권이 있다. 잘 고르면 대박이다. 올겨울 포수 FA도 몇 명 있다. 장원준, 강민호를 놓쳤고, 노경은과 미계약이라는 사실도 잠깐 잊자.

신임 성민규 단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이다. 외국인 선수 3명만 잘 뽑으면 가을야구는 보장된다.

2000년 이후 컵스와 계약한 유망주 중 빅리거가 아무도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잊자. 가을야구가 사라진 가을, 팬들에게 지금은 어떻게든 희망을 찾는 시간이니까.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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