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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SK ‘배터리 분쟁’ 해결 시기상조”…양사 CEO는 빈손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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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첫 CEO 회동 입장차만 확인 / LG “사과·배상 등 전제 조건부터 협의” / SK “전권 쥔 이들이 담판 지으면 될것” / 물밑대화 주선 정부측 막판 불참 의사 / “서로 가진 패 모두 확인한 뒤에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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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달째 격화하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해결 길목으로 들어서기엔 아직 ‘시기상조’란 관측이 나왔다. 입장 조율은 서로가 가진 패를 모두 확인한 뒤에야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만났지만 각자의 입장만 확인했다. 물밑에서 대화를 주선해온 정부는 여러 우려를 검토한 끝에 막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16일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사건 당사자들은 이번 분쟁이 당분간 더 고조될 것으로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안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입장 차이가 너무 큰 것인가’란 질문에 “합의를 모색할 환경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분쟁이 해결로 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며 “서로 가진 패를 다 알아야 한다. 손익 계산이 끝나야 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패가 다 안 나왔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다했다.

양사 공개 행보에서 드러난 내용만을 전제로 보면, 우선은 ‘LG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가 맞받아온 ‘행동’은 지난 6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LG화학 미시간법인, LG전자를 상대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CT)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한 것이 이날 기준 마지막이다.

LG화학은 지난주 소장을 접수해 SK이노베이션이 주장하는 특허침해 내역을 확인했다. 아울러 LG화학은 특허침해에 대한 맞소송도 공언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LG가 연휴 직전 소송 방침을 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소한 이들 공방이 끝나야 양사가 서로 가진 패와 실익을 1차로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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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계 관심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 사장의 첫 회동에 집중됐다. 4월30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고소한 이후 처음으로 양사 관계자, 그것도 CEO급이 얼굴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141일 만에 마주한 회동의 결과는 ‘빈손’이었다. 회동 직후 LG화학은 “각사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정성 있는 대화였다”고 밝혔고 SK이노베이션은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여론 압력과 총수 담판론이 점증해 부득불 만난 측면이 있다”며 “CEO급이 만나 해법을 도출할 거라 기대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양사는 정부를 메신저로 삼아 간접적인 교감을 나눴다. ‘대화를 하려면 사과, 배상 등 전제 조건부터 협의해야 한다’는 LG측 입장, ‘해결하고 싶다면 전권을 쥔 이들이 담판을 지으면 될 일’이란 SK측 입장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무릎을 꿇고 대화하자는 거냐’는 거친 반응도 나왔다. 이날 CEO 회동에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불참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양사는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3자 회동을 위해 일정을 조율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난주 미국 사업현장을 방문하고 15일 귀국하는 일정, 김준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SK 나이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9일까진 출국해야 하는 등 일정이 복잡해서다. 정 차관은 회동 참석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두 분만 만난다”고 답했다. ‘좀 더 지켜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CEO들은 회동 후 각각 그룹에 회동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일·이우중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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