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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CEO회동, 최태원·구광모 등판으로 이어질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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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김준 사장, 16일 산업부 중재로 서울시내서 회동

소송전 장기화에 따른 여론악화 부담에 대화의 장에 나서

만남 자체에 의미…유익한 대화 나눴지만 뚜렷한 성과 無

CEO 회동으로 갈등해결 난망…향후 그룹총수 담판이 최대 변수

이데일리

LG화학 오찬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사진 왼쪽=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리튬이온배터리 셀을 든 연구원(사진 오른쪽=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특허 침해 소송전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양사의 진흙탕 공방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대화의 장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6일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이번 소송전과 관련한 해법을 모색했다. 소송전 장기화에 따른 여론 악화와 정부의 물밑중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양사간 첫만남은 예상대로 빈손회동이었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지만 양사가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는 점 자체는 긍정적이다.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향후 추가적인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양사의 이번 소송전이 SK·LG그룹의 명운을 건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한 만큼 그룹 오너인 최태원·구광모 회장의 최종 담판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산업부 중재에 마주앉은 LG화학·SK이노 “진정성있는 대화 나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은 배터리 전쟁으로 부를 정도로 갈등이 치열했다. 지난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방에 불이 붙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6월 국내에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내며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진행된 양사 소송전은 적잖은 우려를 낳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업계 일각에서 양사가 수천억원의 소송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핵심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비아냥섞인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신 부회장과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2시간 가량 회동을 가졌다. 소송 장기화에 부담을 느낀 산업부의 적극적인 중재 조율에 따른 것이었다. 다만 특정기업을 편든다는 우려 탓에 산업부 관계자는 불참했다.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이날 회동은 만남 자체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소송전에 대한 각사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상대의 요구사항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1시간에 걸친 회동은 무위로 끝났다.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데 그친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첫 만남이 있기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다”며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 “별다른 성과 없이 입장차만 확인했다”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소송전 격화 속에 열린 대화의 門…SK·LG그룹 오너 담판 필요성 제기

양사는 극심한 갈등 국면 속에서 대화의 문을 열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배터리 기술·특해 침해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첨예하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대화가 이어진다고 해도 양측의 소송 취하와 같은 극적인 합의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또 소송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동 자체가 예기치 못한 갈등의 불씨로 작용해 양측간 감정의 골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시장 환경의 급변이다. 기술력이 앞서 있는 양측의 진흙탕 소송전에 시간을 벌게 된 해외 경쟁업체들의 움직임이다. 우선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기반과 정부 보조금이라는 쌍두마차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장악에 나설 조짐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스웨덴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합작사를 설립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었다. 한중일 등 아시아에 밀린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부활을 위해 유럽연합(EU)가 자체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을 준비 중인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등판이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호 맞소송과 감정섞인 언론플레이 탓에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양사 CEO 차원이 아니라 대화의 격을 보다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도 양 그룹 총수가 만나서 담판을 벌이기 전에는 갈등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LG화학 고위관계자는 “그룹 총수가 나설 문제가 전혀 아니다. 양사 CEO간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이날 양사 CEO회동과 관련, “여론에 밀려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 짙다”며 “대화채널이 가동된 만큼 내부적으로 협상 실무팀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국익을 위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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