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5002128 0232019091655002128 04 0403001 6.0.13-RELEASE 23 아시아경제 0

트럼프,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장전 완료"…군사대응 시사(종합)

글자크기

미국-이란, 사우디 배후 놓고 긴장 고조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증 결과에 다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15일 미 CNN방송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제공한 위성사진 등을 인용,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은 예멘이 아닌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는 본인들이 드론 10대로 사우디를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을 배후로 꼽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CNN에 "10개의 드론으로 석유 시설 19개 지점을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후티가 주장하는 발사 위치와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폭스뉴스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은 세계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민간 지역과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역시 CBS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후티는 이란의 도움 없이는 이런 공격을 할 능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프 위원장은 이 문제를 외교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과 관련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월 북한의 괌 기지 타격 엄포 때에도 'locked and loaded'란 표현을 사용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이 공격을 일으켰다고 사우디가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떤 조건 하에서 진행할지 등에 대해 사우디로부터 소식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서를 달았다. 미국으로서는 언제든 군사적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사우디가 드론 공격의 범인을 확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이번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고, dpa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보복할 준비가 됐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의 비난에 이란은 발끈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 연설에서 사우디 공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미국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지원하고, 무기를 공급하고 정보를 제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주장에 대해 "(답할) 가치가 없다"며 "맹목적 비난과 부적절한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유엔(UN) 총회 기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 정상회담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콘웨이 고문은 정상회담이 진행되려면 "협상을 타결하거나 회담을 위한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되 압박 병행 기조는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권위주의 지도자들과 너무 쉽게 회담을 한다는 비판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