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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덮친 ‘R의 공포’… 韓銀도 “최악 상황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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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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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상호 관세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초까지 0.8%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전쟁이 각국의 수출과 투자를 억눌러 세계 경제의 불황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의 우려가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서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1.1%로, 내년은 1.4%에서 1.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ECB가 지난해 12월 중단시킨 양적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음에도 단기간 내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실물경기 침체의 분위기는 주요 경제권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미국은 미중 무역 분쟁 격화와 세계 경기 불확실성 등에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2분기(4∼6월) 미국 경제성장률은 2.0%(연율 기준)로 1분기(3.1%)에 비해 낮아졌다. 중국도 투자와 수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6.2%로 1분기 6.4%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일본 역시 소매판매와 생산,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금리 인하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신흥국 경기도 하방 압력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된다. IMF는 7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5개 회원국 전체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올해 7월 99.02를 보이고 있다. 6∼9개월 뒤의 경기 흐름을 예측해 보여주는 CLI는 100 이상이면 경기가 상승 흐름을, 그 이하면 하강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OECD 회원국의 CLI는 2017년 12월부터 19개월 연속 하락 중이며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줄곧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

이에 유럽에 이어 다른 주요국들도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금리를 2.00∼2.25%로 낮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 메시지 등을 통해 “유럽은 빠르게 행동하는데 연준은 그냥 앉아만 있다”, “연준은 금리를 제로, 또는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미국도 유럽이나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동참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점검했다.

한은은 최근 국내외 경제의 위기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보다 정밀하게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변수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됐을 때를 대비하자는 의도에서다. 한은은 당장 연휴 기간에는 유럽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지만 앞으로 불안 요인은 상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전에도 이 같은 대응책을 마련해 왔지만 최근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점검 체계를 손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어 국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의 가속화와 하방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며 “재정지출의 확장적 운용, 규제 개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집행 등을 통해 경기 반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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