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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동물원 반대" 외치는 수의사, 동물원에서 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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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들이 보고 싶으면 동물원을 가면 되니까 편하고 좋은데 야생에서 살아야 할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가둬져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무겁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동물원이 이제는 동물들을 돌봐주는 보금자리가 돼야 한다는 시선으로 이 문제를 먼저 바라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브스뉴스입니다.

<기자>

[굉장히 동물원 반대론자예요, 사실은. 솔직히 다 풀어주고 싶어요.]

동물원을 반대하는 동물원 수의사. 그 동물원을 촬영한 영화감독. 두 사람이 말하는 동물원 이야기.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 영화 보고 좀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아웃 오브 아프리카'라는 영화를 봤는데 광활한 아프리카의 대초원이 나오면서 야생 동물들이 이렇게 활보하고 다니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동경스러웠고 야생동물 치료를 할 수 있는 대안적인 어떤 직업이라고 했을까요?]

1980년대 말 유행처럼 늘어난 동물원. 하지만 그곳은 동물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 영화를 보고 가졌던 이상과 처음에 들어갔을 때 어떤 현실의 갭 차이는 굉장히 컸었죠.]

[좁은 우리에서 이상행동을 보이고 병에 시달리는 동물들.]

[동물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이와 함께 늘 등장하는 말 '동물원을 없애자.']

[왕민철/다큐멘터리 <동물, 원> 감독 : 영화를 만드니까 사람들이 이제 꼭 물어보는 질문이 그거죠. 그래서 동물원은 있어야 합니까, 없어야 합니까? 이게 어떤 답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동물원은 특히 더 그렇죠.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명들이 있으니까.]

[동물원에는 이미 야생성을 잃어버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한 동물이 많다. 동물원을 없애면 이 동물들은 갈 곳이 없다.]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 '동물들을 야생으로 풀어줘라'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는 것들이 (동물원의) 동물들한테는 좀 더 혜택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이 더 즐겁게 지낼 수 있게 아이디어를 모으고 활동 공간을 넓히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청주동물원'의 사육사와 수의사들.]

[왕민철/다큐멘터리 <동물, 원> 감독 : 청주동물원은 공영동물원으로서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라는 타이틀을 갖고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서식지 외 보전기관 : 멸종 위기 동물을 서식지가 안정화 될 때까지 보호.

[왕민철/다큐멘터리 <동물, 원> 감독 : 그런 부분에서 동물원의 순기능적인 역할이 좀 더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그런 상태인 거 같아요.]

[김정호/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 다치거나 보호받을 동물들이 좀 와 있는 공간 그래서 생태계에 어떤 역할을 하는 그런 동물원이 되고 싶습니다.]

(책임 프로듀서 : 하현종, 프로듀서 : 조기호, 연출 편집 : 권재경, 촬영 : 문소라, 조연출 : 허성희 인턴, 도움 : 권서현 인턴)
조기호 기자(cjk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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