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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기 내건 홍대 앞 북한식 술집, ‘국가보안법 위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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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눈길 끌지만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과도해” 비판

전문가들 “홍보 효과가 목적…국가보안법 적용 어려워”

마포구, 지난 1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관련 내용 이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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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익대 앞에 북한의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 등을 내걸고 개업을 준비 중인 ‘북한식 술집’이 등장해 때아닌 국가보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문제의 술집은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물 외벽에는 ‘더 많은 술을 동무들에게’ ‘안주가공에서 일대혁신을 일으키자’ 등의 문구와 함께 평양 번화가를 연상케 하는 북한식 선전 그림이 붙어 있다. 앞쪽 출입문 위쪽에는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을 걸었지만, 최근 불거진 논란을 의식한 듯 파란색 천막으로 가려놓았다. 하지만 바람이 불면 천막 끝자락이 날리면서 인공기 일부분이 여전히 게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논란은 두 달 전까지 일본식 주점으로 운영됐던 가게 자리에 ‘북한식 술집’이 들어선다는 소식과 함께 건물 외관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소개되면서 시작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술집 콘셉트 자체는 흥미롭지만,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내건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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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등을 찬양·고무하는 자를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 ‘북한식 술집’을 확인하러 이날 직접 홍대에 왔다는 직장인 김아무개(25)씨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서울의 술집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본다면 얼마나 속상할까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박아무개(16)양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건 맞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술집 홍보에 쓰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휴일 나들이를 나온 시민 홍아무개(67)씨도 “남북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관계가 됐다고 하지만, 아직까진 엄연히 휴전 중인 상태”라며 “장사를 위해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길거리에 내거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누리꾼들 역시 “아무리 지금 북한 조크가 통하는 시기라지만, 1960년대 콘셉트로 박정희 얼굴을 걸어놓으면 좀 기분 나쁘지 않나”(@khyu****), “김씨 일가 초상과 인공기를 걸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일본식 술집에 욱일기와 천황 존영을 모셔놓아도 열폭하지 말아야 한다”(?@jay_usicfor****)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인공기와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을 건물에 부착한 목적이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인 만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보용으로 인공기 및 김일성·김정일 사진을 내건 것과 실제 북한을 찬양·고무할 인식, 의도가 있었냐는 별개의 것”이라며 “술집의 홍보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여 찬양·고무의 의사가 있었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북한을 찬양·고무할 목적이라기보다는 고객들의 눈에 띄기 위한 광고 목적이 더 큰 것 아니겠나”라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보기 애매하다”고 했다.

하지만 관할 구청인 마포구는 지난 10일 ‘북한식 술집’에 대한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같은날 관련 내용을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마포구 관계자는 “영업허가 규정에 국가보안법 위반과 관련한 항목은 없지만, 국가보안법 저촉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기관에 이첩했다”고 전했다.

글·사진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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