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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쉬 향기' 백민주 "남자가 봤을 때도 멋진 당구하고파"[SS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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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당구 백민주가 14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8강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남자가 봤을 때도 멋진 당구 하고 싶다.”

‘소녀(Girl’)와 ‘반하다(Crush on)’의 합성어로 흔히 말하는 ‘걸크러쉬’의 향기가 묻어났다. 2019~2020시즌 프로당구 4차 대회인 ‘TS샴푸 PBA·LPBA 챔피언십’ 여자부 8강에 오른 백민주(24)는 당돌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14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16강 서바이벌 경기에서 베테랑 김가영, 2차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서한솔, 강지은과 겨뤄 77점을 얻으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64강 3조 2위를 차지한 그는 32강에서도 김가영, 이향주, 황선영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했다. 파죽지세 오름세는 16강으로 이어졌고 유일한 1점대(1.130) 에버리지를 기록하면서 8강에 올랐다. 이전 대회까지 32강 벽을 넘지 못했는데 4차 대회에서는 특유의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로 최종 8인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백민주는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잘한 경기 같다. 얼떨떨하고 기쁘다”며 멋쩍게 웃었다.

고교 시절 당구 3쿠션에 입문한 그는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 의정부 연맹을 통해 정식 선수로 등록했다. 키 176㎝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는데 시니어 무대에서 원하는 제 가치를 증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 백민주는 “솔직히 그 당시엔 당구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재미없었고 그냥 쳤다”고 돌아봤다. 결국 선수 등록 이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선수 생활을 접었고 지난해까지 3년여 당구계를 떠났다. 그 사이 백화점 안전요원으로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는 등 다른 길을 모색하려고 했다. 그러나 스승이자 당구 원로인 김진삼 씨의 권유 등으로 고심 끝에 다시 큐를 잡았다. 절치부심하며 3쿠션에 재도전하기로 한 만큼 누구보다 연습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아마 시절인 올 초 의정부연맹 소속으로 제4회 김포시당구연맹회장배 경기도 여자 3쿠션오픈대회에 출전해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백민주는 지난여름 프로당구 출범과 함께 프로 선수로 변신했다. 애초 선발전을 통해 프로에 입문한 건 아니다. 다만 프로당구협회(PBA)가 여러 당구인을 통해 백민주의 잠재력을 접했고 김가영이나 차유람처럼 와일드카드 자격을 매겼다. 기대에 보은하듯 4차 대회에서 호성적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3차 대회 때 일찍 떨어진 뒤 정말 한 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쉬지 않고 하루 8시간을 칠 정도로 엄청나게 연습했다. 프로 무대를 뛰니까 확실히 무언가 더 이루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아직 프로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프로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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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당구협회(PBA)



기량 뿐 아니라 캐릭터도 보는 이들의 관심을 끈다. 장신이기도 하나 보이시한 쇼트커트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다. 백민주는 “어릴 때부터 보이시하게 지냈다. 언제쯤 바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웃으며 “장점이 있다. 다른 여자 선수보다 체격도 큰 편이어서 일단 (경기할 때) 만만하게 보이진 않을 것 같다”고 웃었다. 2점 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처럼 백민주는 공격적인 샷을 즐긴다. 그는 “ 스트로크할 때 힘은 당연히 남자만큼 되지 않지만 평범한 동호인이나 남자분이 봤을 때 ‘저 친구 공을 굴릴 줄 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당구만의 매력’을 묻는 말엔 “경기 내용이 남자 수준만큼은 아닐 수 있지만 한 선수가 어느 정도 발전하는지를 보는 것도 참 재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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