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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반환점 안 돈 文정부···검찰의 칼 이례적으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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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과 검찰 갈등의 역사

YS·DJ·MB 정권 말기에 충돌

문재인 정부 이례적으로 빨라

문재인 정부는 출범 2년 4개월 차로,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검찰이 정권을 향해 칼을 빼 든 시점으로는 다소 이르다. 대개 종반기 권력을 향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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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현장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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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쏟아진 조국(54) 법무부 장관과 그의 가족, 주변 관계자에 대한 고소·고발에, 청문회 일정이 잡히기도 전 전격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그렇다. 더군다나 검찰의 칼날은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 조 장관을 향하고 있다.

이런 검찰을 보는 여권의 시각은 “검찰이 정치한다”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 정도로 정리된다. 조 장관 주변의 피의사실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런 인식이 더 강해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를 두고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국정과제는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다. 주무부처는 조 장관이 지난 9일 입성한 법무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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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7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열린 신임장관 임명장 수여식서 박근혜 대통령이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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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칼 댔다 ‘되치기’=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눈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까이는 박근혜 정부 첫해 채동욱 총장 체제의 검찰이 그랬다. 검찰은 2012년 18대 대선 때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댓글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다. 채 총장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당부했다.

관건은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였다. 자칫 18대 대선이 부정선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황교안(현 자유한국당 대표) 법무부 장관이 공직선거법 적용에 난색을 보이면서 검찰과 법무부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은 결국 원 전 원장 등에게 국정원법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채 총장은 혼외자 논란으로 취임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윤석열(현 검찰총장) 특별수사팀장도 체포 절차 상부 보고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직무배제됐다. 그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심했다”고 폭로하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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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탄핵 4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참석한 안희정씨와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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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때는 정권 초기 대선자금 수사가 있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만약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었다. 노 대통령과 가까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희정(전 충남지사)씨 등이 구속기소됐다. 당시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전(全) 국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국민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이 수사로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대단히 높은 신뢰를 받게 됐다. 그 바람에 중수부 폐지론이 희석됐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중수부 폐지를 추진하게 되면 마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보복 같은 인상을 줄 소지가 컸다. 그 시기를 놓치니 다음 계기를 잡지 못했다.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의 기억은 다소 다르다.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근래 “노무현 대통령 캠프의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2, 3정도에 이르자 대통령 측근들이 중수부 폐지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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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은 1995년 9월 16일 청와대에서 신임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공명정대한 법 집행과 성역없는 검찰권 행사를 당부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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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기 등 돌린 檢에 선거 참패=김영삼(YS)·김대중(DJ)·이명박(MB) 정부는 비교적 정권 말기에 검찰과 정면으로 마주한 경우다.

YS 정부 5년 차인 1997년 초 한보그룹 특혜대출 사건(일명 한보사태)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YS의 차남 현철씨가 구속됐다. YS는 김기수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혐의가 없으면 찾아서라도 현철이를 구속하라”고 했고, 검찰은 조세포탈 혐의로 현철씨를 구속기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까지 맞물리면서 YS의 마지막 지지율은 6%(한국갤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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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 3남 홍걸씨가 2002년 5월 16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 출두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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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부 말기에도 대통령의 두 아들이 한 달 간격으로 구속되는 일이 재현됐다. 2002년 이용호 G&C 그룹 회장의 횡령·주가조작 혐의와 정·관계 로비 의혹(이용호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DJ 차남 홍업씨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구속됐다. 앞서 권력형 비리 사건인 최규선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기업체로부터 이권 청탁의 대가로 수십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은 3남 홍걸씨도 구속됐다. DJ는 홍업씨 구속 이후 “저는 지금 고개를 들 수 없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고 사과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이명재 검찰총장의 “진정한 무사는 추운 겨울날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취임사가 다시 회자되기도 했다.

대통령 아들의 구속에 따른 민심 이반은 같은 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결과로 확인됐다. 당시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호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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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7월 24일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 부분 중 ‘큰 심려’에 빨간색 원이 그려져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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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에서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새누리당)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됐다. 이 전 부의장은 미래·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의 대가로 7억5000만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를 받았다. 이 사건은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분노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MB는 2012년 7월 24일 육필로 쓴 사과문을 읽으면서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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