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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 원형 유지한다… 복원 방식 두고는 여전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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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보유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 대표작

노후화로 작년 2월 가동 중단후 1년 7개월만에 결정 내렸지만 백남준 전문가 이정성씨는 반발

"복원 과정 참여 거부할 수도"

"작품 복원의 기본 자세는 '원형 유지'이며 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미술관의 임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초대형작 '다다익선'(1988· 사진) 복원 방향이 '원형 보존'으로 정해졌다. 시설 노후화로 지난해 2월 가동 중단한 지 1년 7개월 만의 결정으로, '다다익선'을 구성하는 단종 CRT 모니터(브라운관) 1003개를 두고 '신기술로 대체하느냐, CRT를 조달해 갈아끼우느냐'는 오랜 승강이 끝에 나온 것이다. 과천관에 '다다익선'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11일 "작품은 시대성을 반영하며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미래에 20세기를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내년 시작돼 2022년 하반기쯤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 60% "신기술로 교체해야"


조선일보

/국립현대미술관


그러나 미술관 측 결정과 달리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은 "신기술 도입·교체"로 모였다. 미술관 측이 국내외 전문가 40명에게 자문한 결과 'LED 등 신기술로 교체'(23명) 'CRT 유지'(12명) '기타'(5명) 순으로 나타났다.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다만 '신기술 교체' 의견을 낸 분들도 '외형 유지'를 당부했다"며 "현재 기술로는 CRT와 같은 효과를 내는 신기술 도입이 어렵고 시야각 확보 같은 문제도 남아 있다"고 했다. 100% 원형 복구는 아니다. 권인철 학예연구사는 "부품 확보가 어려울 경우 OLED 등 신기술을 도입해 CRT와 혼용할 것"이라며 "시범 교체 결과 이질감이 없었다"고 했다. 이 방식으로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백남준 작품을 LCD(평면)와 CRT를 혼용해 복원한 뒤 지난해 공개한 바 있다. 이번 계획은 백남준 작품 저작권자인 유족(하쿠다 켄)과는 합의되지 않았다. 미술관 측은 "수차례 연락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복원 결정 후에도 논란 불가피

생전 백남준에게 '다다익선' 전권을 위임받은 이정성(75) 아트마스타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잡초 솎아내듯 교체하다 보면 수리·공사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제품 확보가 어려운 구간은 전부 LED, 나머지는 CRT 식으로 구획·배치하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1988년 작품 설치와 2003년 모니터 전면 교체를 지휘했던 이 대표는 "일부 해외 인사의 의견에만 귀 기울인다면 향후 모든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CRT 조달을 위해 중고 시장 및 중국 공장을 접촉하거나 해외 재생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정확히 CRT가 몇 대 필요한지조차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권 학예사는 "가동 중단 직전 고장 TV가 250여 대로 추산됐으나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며 "내년에 예산이 확보돼야 점검을 진행할 수 있어 전시 재개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전체 예산은 30억원이다.

◇대규모 '백남준 아카이브'전 추진

복원이 시작되면 비계와 천막 등이 설치돼 '다다익선'은 관람이 제한된다. 대신 미술관 측은 내년쯤 대규모 백남준 아카이브 전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승완 학예실장은 "백남준이 남긴 편지·사진·영상 등 각종 아카이브의 70% 정도를 소장한 개인 소장자와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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