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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경우파 전면 배치한 퇴행적 아베 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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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각료 19명 중 17명을 바꾸면서 최측근과 극우 강경파 일색으로 진용을 짰다. 역사 영토문제 등과 관련해 망언과 억지주장을 해온 우익 성향 측근들이 대거 발탁됐고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를 주도한 강경파들이 중용됐다. 한일 관계는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을 관장하는 문부과학상에는 일본 우경화에 앞장서온 하기우다 고이치가 임명됐다. 그는 매년 아베 총리 대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전달했고 “고노 담화는 끝났다” 등의 문제 발언을 해왔다. 과거 현직 각료 신분으로 꾸준히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했던 다카이치 사나에는 다시 총무상에 임명됐다. ‘포스트 아베’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환경상은 종전기념일인 지난달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해 우익 정치인 대열 합류를 예고했다.

하기우다 신임 문부과학상, 세코 히로시게 신임 참의원 간사장 등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기획한 ‘3인방’이 모두 요직을 차지한 것도 모종의 메시지로 읽힌다. ‘결례 외교’로 논란을 빚은 고노 다로 외상은 방위상으로 임명됐다. 이들의 중용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성공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경쟁적으로 ‘한국 때리기’에 앞장서온 이들은 앞으로도 한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아베의 ‘나팔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일 갈등 속에서도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주장한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경질됐다.

철저한 친정체제 구축에 따라 당대에 개헌을 이루고자 하는 아베 총리의 질주는 더 위험한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역사 수정주의적 시각으로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정권이 인정해온 침략과 반성의 역사를 부정하고, 2021년 총리 임기 만료 전에 개헌을 완수해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에 다가가려 할 것이다. 퇴행을 거듭하려는 아베 정권의 시대착오적 행보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