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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소미아 파기…홧김에 자해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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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본 한·미동맹 위기

맥스웰 싱크탱크 FDD 선임연구원

미국, 한·일 역사문제 존중하지만

역사가 안보 앞서는 건 이해 못해

한·일 정상 감정적 대응 자제하고

이성적 자세로 ‘국가 번영’ 택해야



지금 동북아는 …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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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동북아는 ...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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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과 한·일 관계가 동시에 삐걱거리고 있다. 한국 외교안보의 핵심 상대인 미국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놓고 ‘우려’ ‘실망’으로 한국 정부를 공개 비판했고, 한·일 관계는 일본의 통상 보복으로 최악의 상황이다. 이를 바라보는 워싱턴과 도쿄의 두 현지 전문가는 모두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정부를 향한 이들의 공통된 주문은 냉철한 판단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미군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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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맥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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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미국, 지소미아 종료 결정 왜 비판하나.

A : “미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을 세 가지 관점에서 본다. 첫째는 국가 안보, 둘째는 번영, 셋째는 역사 문제다. 한·일간 역사 문제는 존중하지만, 국가 안보보다 중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미국 입장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역사를 안보에 앞세우는 결정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해하지 못하고 불만을 갖는다.”

Q :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더 언급하지 않고 있다.

A : “국무부와 국방부가 비판과 우려를 충분히 전달했다. 계속해서 공개 비판할 일은 아니다. 이제부턴 관료들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도 한·미동맹이 든든하다.”

Q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협정 종료를 실행할 경우 미국 입장은.

A : “정말 애석한(shame) 일이다. 역사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협정 종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이 입게 된다. 일본이 양보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그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Q : 한국이 어떤 피해를 보나.

A : “지소미아 중단 결정은 홧김에 자해한 꼴(Cutting off the nose to spite the face)이다. 일본에 보상을 요구하는 건 감정적 만족을 얻을지 몰라도 북한이라는 실재하는 적 앞에서 한국의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일이다. 한국과 일본의 정보 능력은 같지 않다. 예컨대 한국은 북한을 관찰하는 위성이 없지만, 일본엔 있다. 미국은 위성 사진 분석 기술이 최고 수준이지만, 대인 정보나 언어는 한국을 따라갈 수 없다. 정보는 상호 보완을 통해 완성된다.”

Q : 지소미아를 종료해도 안보에 손실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A : “지소미아는 위기가 닥쳐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효용이 없다는 건 운 좋게도 아직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만한 급박한 위기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협정은 국가 간 주고받은 정보의 공개를 금지한다. ‘한국이 받은 정보가 없다’는 주장은 거짓이거나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일본의 주장이 맞는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Q : 한국은 미국의 중재를 기대한다.

A : “미국은 한·일 갈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중재에 나섰다가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처럼 보이면 다른 쪽의 불만이 커진다. 게다가 한국이 원하는 것은 중재가 아니라 미국이 자기편을 들어달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한·일 모두 중요한 동맹이기 때문이다.”

Q : 해법이 있을까.

A : “한·일 정상이 각자의 국내 정치적 기반과 대중 정서를 뒤로하고 용기와 결단을 보여야 한다. 일본이 한국에 큰 피해를 줬고, 미국도 책임이 있지만, 한국인 자신도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감정으로 대응하고 말 것인가, 이성적 자세로 국가 번영을 이룰 것인가, 일본과 북한 중 누가 더 큰 적인가.”

Q : 현재 한·미동맹의 약화인가.

A : “동맹은 결혼과 같아 부침을 겪는다. 동맹이 약해졌다기보다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한·일 역사 갈등과 지소미아 종료,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등 현안이 산적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견은 해소될 수 있다.”

■ ◆데이비드 맥스웰

미 육군에서 30년간 복무하고 2011년 예편했다. 한국·일본·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다. 예편 직전 미 국방대학에서 교편을 잡았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조지타운대 안보연구프로그램 부소장을 지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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