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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장소로 제주 택했던 천궈루이…성당 살인사건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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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기자의 사후담] 제주 성당 살인사건

무비자로 제주 입국 후 성당서 60대 여신도 무참히 살해

1심 '징역 25년'→2심 '징역 30년' 확정…심신미약 인정

사건 후에도 끊이지 않는 외국인 강력범죄…수사 어려움

법무부, 전자여행허가제 내년 도입 추진…범죄 예방 기대

제주CBS 고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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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당 기도여성 살해범 천궈루이(53).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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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고 기자의 사후담>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8:00)
■ 방송일시 : 2019년 9월 11일(수)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고상현 기자

◇ 류도성> 제주지역의 사건‧사고 뒷이야기를 들여다보고, 행정 당국의 후속 대책을 점검하는 '고 기자의 사후담'. 오늘은 어떤 주제를 들고 오셨나요.

◆ 고상현> 2016년 9월이죠.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서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 천궈루이가 기도하던 60대 여 신도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제주 성당 살인사건' 기억하시나요?

◇ 류도성> 네. 일면식도 없는 여 신도를 살해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죠. 무사증 제도를 폐지하자는 여론도 거셌고요.

◆ 고상현> 사건 직후 외국인 범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는데, 현재 어떤 상황인지 취재했습니다.

◇ 류도성> 네. 우선 이 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어떤 사건이었는지 설명해주시죠.

◆ 고상현> 2016년 9월 13일 당시 50살이던 중국인 천궈루이는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무비자로 입국했습니다. 나흘 뒤인 17일 아침 9시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 들어가서 혼자 기도하던 61살 김 모 여인의 오른쪽 가슴과 옆구리, 오른쪽 허벅지를 흉기로 3회 찔렀습니다.

◇ 류도성> 그 이후 상황은요?

◆ 고상현> 천궈루이는 범행 직후 바로 달아났고요. 피해자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다음 날인 18일 아침 다발성 자창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안타깝게 숨졌습니다.

◇ 류도성> 천궈루이는 어떻게 검거됐나요?

◆ 고상현> 천궈루이는 도주 과정에서 쓰고 있던 모자와 우의 등을 길가에 버렸고,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인근 호텔 화단에 버렸습니다. 또 경찰 추적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택시를 타서 우선 제주공항으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다른 택시로 갈아타서 서귀포시로 이동했습니다.

◇ 류도성> 경찰이 천궈루이를 검거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겠네요.

◆ 고상현> 네. 천궈루이가 무비자로 입국했기 때문에 인적 기록이 없지 않습니까? 또 소지하던 휴대전화도 버렸고요. 그래도 CCTV 영상으로 천 씨의 인상 착의를 신속하게 확인해 사건 발생 7시간 만인 17일 오후 4시 서귀포시 보목동의 한 식당 화장실에서 천 씨를 검거했습니다.

◇ 류도성> 경찰이 초기 대응을 잘해서 검거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 궁금한 게 천 씨가 도대체 왜 제주에서 이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건가요?

◆ 고상현> 천 씨는 망상장애가 있었는데요. 2010년부터 중국 정부가 자신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놓아 자신을 조종하고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2016년 8월부터는 칩에 의한 고통에서 해방되려면 외국에서 중한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야한다고 여깁니다.

◇ 류도성> 그런데 그 장소로 왜 제주도를 택한 건가요?

◆ 고상현> 천 씨는 처음에 일본으로 가서 비교적 범행이 쉬운 여성을 상대로 범행할 계획을 세우는데요. 비자 발급이 여의치 않아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를 목적지로 선택했습니다.

◇ 류도성> 듣고 보니 섬뜩하네요.

◆ 고상현> 천 씨는 제주에 와서도 마땅한 범행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성매매 여성을 상대로 범행하려고 했다가 비용이나 시간이 안 맞아서 계획을 포기하고요. 제주시내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배회하면서 범행 대상을 물색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 류도성> 그럼 성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고상현> 성당에서 범행해도 예수님이나 하나님이 자신을 용서해줄 것 같다는 이유로 성당을 택합니다. 그러다 제주에 머문 지 나흘째 되던 날 범행을 저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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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궈루이.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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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도성> 재작년 4월에 징역 30년, 2심 판결이 확정됐죠.

◆ 고상현> 1심에선 망상장애라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인정돼서 징역 25년이 나왔는데요. 2심 재판부인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습니다.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해도 범행 동기와 수단을 보면 원심의 형이 가볍다고 본 겁니다.

◇ 류도성> 이 사건 이후에도 제주에서 외국인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어요.

◆ 고상현> 네. 지난 7월 25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농장 숙소에서 51살 불법체류 중국인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료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고요. 지난해 4월에는 제주시 연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불법체류 중국인 간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류도성> 통계 수치로도 외국인 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 고상현> 네. 제주지방경찰청 자료를 보면요. 2015년 제주에서 검거된 외국인 사범이 393명이었다면 2016년 649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후 재작년 644명, 지난해 631명입니다. 특히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등 5대 강력범죄도 2016년 448명, 재작년 430명, 지난해 483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류도성> 수사의 어려움은 여전하죠?

◆ 고상현> 이들 대다수가 무사증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이거나 체류 기한을 넘긴 불법체류 중국인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비자 없이 들어오다 보니 범죄 발생 시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수사 기관에서는 토로합니다. 경찰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 경찰 관계자 A 씨] "내국인은 범죄 현장 증거가 있으면 시간 지나서라도 인적 사항 파악되면 검거 가능성이 높은데, 불법체류자나 무사증 입국자는 바로 지문이나 DNA가 있어도 실질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하더라도 출국해버리면 검거를 못하죠."

[녹취 : 경찰 관계자 B 씨] "불법체류자들은 한국 전화기나 인터넷을 안 쓰잖아요. 수사 단서가 부족해서 도주한 범죄자를 쫓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내국인은 주변인을 조사하면 범인의 행적을 파악하기 쉬운데 불법체류자는 전혀 다른 대상, 브로커나 다른 불법체류자를 통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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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7일 발생한 '동포 살인미수 사건' 피의자 불법체류 중국인 런모(33)씨 모습. 범행 직후 피해자 혈흔을 닦고 남은 쓰레기를 쓰레기분리수거함에 버리고 있다. (사진=제주서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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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도성> 무사증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 고상현> 네. 좋은 지적인데요. 제주도가 관광지이다 보니 범죄를 막겠다며 무사증 제도를 폐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무부에서는 현재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해 전자여행허가제(ETA)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전자여행허가제가 뭔가요?

◆ 고상현> 무사증 외국인이 국내에 입국하기 72시간 전까지 전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여권 정보와 본국 거주지, 체류지 숙소, 연락처, 직업, 경제적 능력 등을 입력해 사전여행허가를 받는 제도입니다. 캐나다나 미국, 호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한 제도입니다.

◇ 류도성> 전자여행허가제만으로 외국인 범죄 예방이 가능한가요?

◆ 고상현> 법 개정이 이뤄지면 법무부에서는 시스템을 개발할 텐데요. 정보를 입력하면 이 사람이 불법체류 가능성이 있는지, 국가에 유해한 지 판별하게 됩니다. 법무부에선 이미 10년 전부터 선진국에서 도입한 제도라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류도성> 제주도가 직접 전자여행허가제를 건의했다가 최근 도입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면서요?

◆ 고상현> 네. 전자여행허가제 도입으로 관광객 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데요. 법무부에서는 이미 전자여행허가제를 도입한 선진국에서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내년 후반기나 내후년을 목표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무부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손웅길 사무관] "현재 정부부처 의견 조회가 끝났는데, 제주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도입에 대해) 동의해요.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공항 입국 심사가 간편해져서 편리하거든요. 선진국에서 도입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 류도성> 그렇군요. 전자여행허가제가 도입되면 어느 정도 외국인 범죄 예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네요.

◆ 고상현> 네. 또 천궈루이 사건 전엔 제주도에 외국인 사건 수사 경찰력이 상당히 부족했는데 사건 직후 제주지방경찰청에 외사과가 신설되면서 관련 인력이 대폭 늘었습니다. 현재 외국인 범죄 예방 활동뿐만 아니라 기획수사도 하고 있습니다.

◇ 류도성> 그럼에도 외국인 범죄에 대한 도민 불안은 여전합니다.

◆ 고상현> 제주도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외국인 범죄가 별로 없었거든요. 무사증 도입으로 제주에 입국한 외국인이 많아지다 보니 덩달아서 외국인 범죄가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독 두드러진 거죠.

◇ 류도성> 경찰이나 정부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서 제도 개선이나 보완을 하고 있고요.

◆ 고상현> 네. 그렇습니다. 다만, 무사증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도입될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거든요. 도입될 때는 단순히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만 무사증을 도입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은 보시다시피 범죄 불안, 불법체류자 양성 등 여러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난 만큼 제주도에서도 재점검에 나서서 제도 개선이나 보완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 류도성> 지금까지 고상현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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