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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까보니 '한 방' 없는 아이폰 11···게임·영화 서비스에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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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 CEO가 6가지 색상의 아이폰11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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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가지 라인업의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강화됐지만,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 ‘혁신’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대신 게임과 영화·TV 등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에 힘을 실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를 열고 아이폰 11(6.1인치), 아이폰 11 프로(5.8인치), 아이폰 11 프로맥스(6.5인치) 모델을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진행을 맡았다.



3개의 카메라, 최초의 ‘프로(Pro)’모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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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10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폰11과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맥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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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1 시리즈는 당초 예상대로 혁신보다 ‘향상’을 선택했다.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강조하듯 애플은 기본 모델인 아이폰 11 외에 처음으로 ‘프로(Pro)’라는 이름을 가진 2종의 스마트폰을 내놨다. 핵심은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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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11 프로모델 2종에 적용한 '3중 카메라'. 광각, 초광각, 망원 카메라가 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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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경우 스마트폰 뒷면의 제법 큰 사각형 안에 렌즈를 배치했다. 아이폰 11은 ‘와이드 카메라(광각)’와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초광각)’ 2개, 프로와 프로맥스는 여기에 ‘텔레포토 카메라(망원)’까지 3개가 탑재됐다. 전면 카메라는 4K 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다. 카메라는 모두 1200만 화소(12MP)다. 빛이 아주 적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뚜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이트 모드’ 기능도 눈에 띈다. 다만 카메라 렌즈의 크기나 개수 탓에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가 나타나고 차지하는 면적도 커 ‘단순함이 곧 아름다움’이라는 애플의 디자인 철학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도 많다.



아이폰 XR보다 가격 6만원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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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폰11시리즈에 탑재된 'A13 바이오닉' AP칩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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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A13 바이오닉’을 썼다. 기존 A12 바이오닉보다 최대 20% 빠른 성능을 보인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한층 똑똑해진 ‘머신 러닝’ 기능으로 초당 1조번 이상 작업을 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 S10, 화웨이 P30 등 경쟁사 제품 이름과 AP를 직접 화면에 띄우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 배터리 성능, 방수·방진 기능도 강화했다.

하지만 아이폰 11 시리즈는 경쟁사들의 최신 스마트폰과는 달리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지 않는다. 기대를 모았던 애플 펜슬도 스마트폰에 적용되지 않았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아이폰11의 경우 699달러(약 83만원)로 전작인 아이폰 XR보다 50달러(6만원) 낮아졌다.

모한비르 소니 켈로그MBA 교수는 “삼성 갤럭시 S10이 올 초에 4개의 카메라를 선보였고, 인공지능(AI)도 구글이 ‘픽셀 3’스마트폰에 넣었다”며 “애플은 폴더블(접히는) 스크린이나 초고속 5G도 없이 따라잡기(catchup)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콘텐트에만 올해 1조7800억원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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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TV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판타지 드라마 'SEE' 예고 영상 일부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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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서 오히려 눈길을 끈 건 본격적인 온라인 서비스와 마케팅이었다. 팀 쿡 CEO가 등장할 때에도 배경 화면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란 글자가 같은 크기로 등장했다. 이날 애플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TV 플러스’를 선보였다.

아케이드는 사용자가 구독료 월 4.99달러(약 6000원)를 내면 가족 6명이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TV를 통해 100개 이상의 독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이 고성능 서버에 올려져 있는 클라우드 방식이라 기기 사양과 상관없이 최신 게임이 가능하다. 디즈니·코나미·레고·세가 등 35개 협력사가 아케이드 생태계에 참여한다.

애플TV 플러스는 자체 제작(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들로 승부수를 띄웠다. 구독료와 하나의 계정으로 이용 가능한 사용자 수는 아케이드와 같되 아이폰·아이패드·애플TV를 구매하면 1년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애플TV 앱만 다운받으면 삼성전자·LG전자 스마트TV에서도 볼 수 있다. 이날 행사장에선 제니퍼 애니스턴 등 스타들이 출연하는 ‘더 모닝 쇼’와 제이슨 모모아 주연의 판타지 드라마 ‘씨(SEE)’가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애플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하는 ‘어메이징 스토리’등 올해에만 콘텐트 제작에 15억 달러(약 1조78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온라인 서비스’에 더 집중…넷플릭스·디즈니와 경쟁



실적만 봐도 아이폰은 하락세이고 온라인 서비스는 상승세다. 지난 2분기(4~6월) 애플뮤직, 앱스토어 등 애플의 서비스 사업 매출은 115억 달러(약 13조5700억원)로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20%를 넘었다. 영업이익률은 64%에 달했다. 반면 아이폰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 등 감소하는 하드웨어 부문 매출을 메우기 위해 콘텐트와 서비스 부문에 대거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0억 달러(약 24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이 그 밑천이다. 특히 초반에는 게임·드라마·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와 뉴스, 다큐멘터리 등 여러 분야의 콘텐트를 다른 기업과의 제휴 방식으로 패키지로 묶어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트가 애플보다 풍부한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경쟁을 꾀할 거라는 것이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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