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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가족과 함께, 혼자라도 좋은…‘전통과 예술’의 가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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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창덕궁 부용지의 가을 풍경.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과 조선왕릉, 종묘가 추석연휴를 맞아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무료개방된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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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4대궁·종묘·왕릉 연휴기간 무료 개방…고궁마다 춤·음악 ‘향연’

국립박물관·미술관선 전통공연…‘송편빚기’ 등 다양한 체험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加也勿 減夜勿 但願長似嘉俳日)’라는 속담이 있다. 조선후기의 문신학자인 김매순(1776~1840)의 <열양세시기>에 나오는 속담이다. 추석 때 음식을 많이 차려놓고 밤낮을 즐겁게 놀듯이 한평생을 이날처럼 지내고 싶다는 뜻이다. 아무리 가난해도 이날만큼은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아 찬도 만들며, 온갖 과일을 풍성하게 차려놓았으니 그런 속담이 나올 만하다.

문화재청은 이렇듯 ‘마음까지 풍성한’ 추석연휴를 위해 4대궁과 종묘, 40개 조선왕릉을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무료 개방한다. 평소 시간제 관람으로 운영되던 종묘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다만 창덕궁 후원,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은 입장료를 내야 한다. 다양한 추석맞이 문화행사도 마련했다.

경복궁에서는 대취타 정악과 풍물연희를 공연하는 ‘고궁음악회’(13~15일)와 궁중 약차와 병과를 시식할 수 있는 ‘생과방 체험’(12~15일)이, 창덕궁에서는 봉산탈춤과 줄타기, 풍물굿판이 열리는 ‘창덕궁 추석행사’(13일)가, 덕수궁에서는 전통춤 공연 ‘덕수궁 풍류’(13일)와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14~15일)가 펼쳐진다. 창경궁에서는 상시 야간관람객을 대상으로 ‘고궁음악회’(12~14일)가 열린다. 종묘에서는 ‘해설과 함께하는 종묘 모형 만들기’(15일)가 진행된다.

연휴기간에는 고궁에서 한가위 보름달도 즐길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연휴기간 야간 특별관람(유료·사전예약제)을, 덕수궁과 창경궁에서는 상시 야간관람(무료)을 진행한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경기 여주)와 현충사(충남 아산), 칠백의총(충남 금산), 국립무형유산원(전북 전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전남 목포) 등에서는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팽이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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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처용무 공연. 전국의 국립박물관과 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무형유산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칠백의총, 현충사, 세종대왕유적 관리소 등에서는 다채로운 추석행사를 펼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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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국립박물관과 미술관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농악, 강강술래, 처용무, 가곡, 강릉단오제 등 다양한 전통공연을 선보인다. 오방색 팔찌와 전통문양 장신구 만들기, 굴렁쇠·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행사와 무형문화유산 활용 연극놀이 등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국의 각 지방 국립박물관에서도 전통음식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전통공연, 가족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제목의 추석맞이 행사를 연다. 송편 빚기, 추석 차례상 차려보기 등과 친환경가방(에코백) 꾸미기, 송편 모양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줄타기, 강강술래 등의 전통공연도 열린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인형극 ‘목각인형콘서트’가 열린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양한 마리오네트(인형의 마디마디를 묶어 사람이 연출하는 인형극)가 음악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비언어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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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의 ‘에이징 월드’전에서 선보이고 있는 안네 올로프손의 사진작품 ‘내일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래요(안네)’, 2004, 피그먼트 프린트, 125×100㎝.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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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미술관도 무료 입장,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개관 50주년 행사

서울시립미술관 ‘에이징 월드’·한가람미술관 사진전도 눈길


미술관 나들이도 추석 연휴를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관람하면서 신선한 미적 경험을 얻고, 자신의 삶이나 주변을 성찰할 수 있다. 최근 작품들 상당수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과 교감·소통할 수 있는 관람객 참여형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기간(12~15일)에도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은 문을 열고, 관람료도 무료다. 일부 사립미술관도 관람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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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재청이 마련한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 중 덕수궁 중화전 앞마당에 설치된 건축가 그룹 OBBA(이소정·곽상준)의 ‘대한연향(大韓宴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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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천·덕수궁·청주 등 4관 모두 평소와 다름없이 전시장을 개방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누리소통망(인스타그램)에 미술관을 방문한 인증 사진을 올릴 경우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을 증정한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회원권(멤버십 카드)을 구입하면 기념품을 주는 행사도 마련된다.

서울관에는 3부로 구성된 개관 50주년 기념전의 제3부인 ‘광장:미술과 사회 1900~2019’가 마련됐다. 국내외 작가 19명의 작품과 광장을 주제로 한 소설가 7명의 단편소설집도 나왔다. 또 197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원로 김순기 작가의 작품세계를 다룬 ‘김순기:게으른 구름’ 등도 진행 중이다. 과천관에서는 일본에서 활동한 유명 작가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인 ‘곽인식’전, 젊은 작가 9명의 예술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젊은 모색 2019:액체 유리 바다’ 등이 열리고 있다. 덕수궁관에서는 잊혀진 근대미술가 6명을 짚어보는 ‘절필시대’가, 덕수궁 경내 곳곳에서는 아시아 현대건축가들의 설치 작품이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서울시립미술관도 서소문 본관을 비롯해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등이 정상 운영된다. 서소문 본관에서는 기획전 ‘에이징 월드-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가 주목된다. 국내외 15명(팀)의 미술가와 디자이너, 건축가들이 참여했다.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세대와 장르를 넘어서 매체나 성향, 개성이 서로 다른 두 작가(김홍석·서현석)의 협업(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는 연례 전시 등이, 남서울미술관에서는 신진작가들의 기획전을 볼 수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도 평소처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세계적 유명 사진가의 작품전인 ‘에릭 요한슨 사진전:Impossible is Possible’과 ‘그리스 보물전’, ‘나는 광대다-베르나르 뷔페전: 천재의 캔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이 계속된다. 사립미술관인 서울미술관(석파정 서울미술관)도 정상 운영한다. 서울미술관에서는 이중섭 등 근현대 유명작가 상설전과 기획전 ‘하비에르 마틴’, ‘안봐도 사는데 지장없는 전시’ 등 현대미술을 관람하고, 석파정에선 너럭바위와 계곡이 어우러진 경관과 노송·한옥이 어우러진 조선 별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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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추석·만월>의 ‘북의 시나위’ 공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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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국립무용단, 우리 춤 종합선물세트 ‘추석·만월’ 한복 관객 할인

흥겨운 ‘국악이 칭칭나네’는 물론 각종 뮤지컬도 ‘한가위 할인’


올해 추석 연휴에도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 아래에서 풍성한 공연이 펼쳐진다. 주요 공연장들은 전통 무용과 민속놀이부터 뮤지컬과 연극까지 가족, 친지와 함께할 수 있는 ‘공연장 나들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 남산에 있는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은 명절기획시리즈 <추석·만월>을 13일부터 사흘간 선보인다. 화려한 춤사위와 장단으로 명절의 흥을 돋운다. 진도강강술래와 소고춤 등 8편의 소품을 엮은 우리 춤의 ‘종합선물세트’다.

공연은 창작 춤 ‘기도’가 연다. 추석을 맞아 조상의 음덕과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통 의식으로 기원하는 춤이다. 다음으로 역동적인 북 장단과 몸짓, 사물놀이가 가세한 ‘고무악’과 정중동을 느낄 수 있는 ‘한량무’가 펼쳐진다. 친숙한 ‘진도강강술래’와 ‘사랑가’가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 뒤 ‘장고춤’ ‘소고춤’의 역동적 움직임으로 기운을 더한다. 공연 대미는 호쾌한 북소리와 춤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북의 시나위’가 장식한다. 명절을 맞아 3인 이상 가족과 한복을 입고 온 관객에게 30% 할인혜택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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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추석공연 <팔도유람 강강술래>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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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은 팔도의 민속음악과 민속놀이를 엮은 <팔도유람>을 13~14일 선보인다. 공연 첫 무대는 귀신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경기 이천의 거북이 길놀이로 시작한다. 본공연은 경기·충청, 영남·황해, 제주·전라 등 세 권역으로 구분한 지역별 민속놀이와 오늘날 추석의 의미를 마임으로 표현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각 지역별 비나리를 선보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공연 마지막은 강강술래를 중심으로 밝은 내일을 염원하며 한판 대동굿이 펼쳐진다. 공연에 앞서 민속놀이 체험도 진행된다.

서울에선 9월 한 달 내내 제1회 서울국악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14~15일에는 이번 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국악이 칭칭나네>가 서울광장에서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명창들의 소리와 국립관현악, 전통무용, 판소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안숙선, 이춘희 명창이 각각 99명의 제자와 선보이는 공연이 백미다. 그 외 지자체마다 주요 공연장을 중심으로 추석과 관련한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각종 공연 할인 혜택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종문화회관은 추석에 맞춰 열리는 공연들을 묶어 최대 50% 할인하는 ‘선물하기 패키지’를 마련했다. 주요 예매사이트의 할인 기획전을 참고하면 좋다.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 <맘마미아!>는 종연을 앞두고 12~14일 20%를 할인한다. 서울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11~13일 20~30% 할인한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14~15일 이틀간 30%를,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14~15일 30%를 할인해준다.

뮤지컬 <랭보>는 12~15일 30%를 깎아주고, 뮤지컬 <시라노>는 12~18일 35~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뮤지컬 <벤허>는 추석을 맞아 15일까지 전석 30%, 뮤지컬 <세종 1446>은 15일까지 전석 60%를 할인한다. 연극 <에쿠우스>도 12~15일 전석 30% 할인을 제공한다.

이기환·도재기·배문규 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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