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TEN 인터뷰] 임창정 "뻔한 발라드는 NO…요즘 트렌드로 포장해 서비스해야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텐아시아=우빈 기자]
텐아시아

6일 오후 6시 정규 15집 ‘십삼월’을 발매하는 임창정. / 사진제공=YES IM 엔터테인먼트


임창정의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지루하지 않다.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폭발적 고음과 성량, 가슴을 울리는 애절한 감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래에 한계가 없어서다. 1995년 ‘이미 나에게로’로 데뷔한 후 24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는 ‘임창정표 발라드’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유행에 맞추며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

6일 오후 6시 공개되는 정규 15집 ‘십삼월’ 역시 임창정의 음악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발라드부터 R&B, 밴드 느낌의 재즈 스윙 R&B까지 다양한 장르의 15곡을 수록하며 요즘 트렌드에 맞췄다. 임창정은 “좋은 노래를 더 예쁘게 포장해서 주고 싶다”며 대중이 익히 알고 있는 발라드 대신 새로운 느낌의 발라드를 내놨다고 말했다. 발매 이틀 앞둔 지난 4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임창정을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0. 이번 앨범 수록곡 전곡이 ‘일월’ ‘이월’ ‘삼월’ 등 달력처럼 월별로 지어졌다. 수록곡의 제목들을 이렇게 정한 이유는?
임창정 : 이런 콘셉트로 앨범을 내고 싶었다. 달에 맞게, 그 감성에 맞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전적으로 작가인 나의 배치라 듣는 분의 감정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각 달에 맞게 멜로디나 가사를 그려봤다. 앨범 콘셉트도 미리 정한 게 아니라 ‘십삼월’을 타이틀곡으로 해놓고 나머지 수록할 곡을 보는데 선별해놓은 노래가 12개였다.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 라디오에서 달이 바뀔 때마다 DJ들이 ‘드디어 3월이 왔네요’ 같은 멘트를 하지 않나. 그럴 때마다 내 노래가 나오도록 조금 노린 것도 있다. (웃음)

10. 타이틀곡 ‘십삼월’은 어떤 의미인가?
임창정 : 13월이라는 달이 없듯이 사랑도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가정을 했다. 절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사랑이란 의미로 ‘십삼월’이다.

10. 9월 6일이 컴백인데 ‘구월’이 타이틀곡이 아닌 것도 인상적이다.
임창정 : ‘구월’은 내 마음속 타이틀곡이다. 부르기도 편하지만 내 노래 ‘소주 한 잔’과 이어지는 느낌이라 좋다. ‘소주 한 잔’ 가사가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라고 전화를 거는 사람의 입장에서 멀리서 네 소식을 궁금해하는 건데, 반대로 연락을 받는 사람의 입장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다.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연락이 왔다는 걸 알 텐데, 그 순간은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다.

10. 이번 앨범을 작업하기에 앞서 처음 구상했던 키워드나 느낌이 있었나?
임창정 : 조금은 다르고 싶었다. 달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다르게 변화를 줘도 나는 임창정일 테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달라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다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예전에는 앨범에 내가 작곡·작사한 비율이 80%였는데 이번에는 6곡만 작사를 했다. 신인들의 곡을 하나도 안 고치고 날것 그대로 불러보기도 했다.

텐아시아

임창정은 “공연을 하다 보니 본능적으로 목이 상하지 않게 부르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YES IM 엔터테인먼트


10. 수록곡을 들어보니 그동안 들려줬던 발라드와는 다른 느낌이다. 보통 임창정의 발라드는 차분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감정이 고조되면서 애절함이 폭발하는데, 이번에는 세련된 느낌도 있고 조금 색다르다.
임창정 : 듣는 분들은 색다르다, 달라졌다고 하는 데 나는 똑같다. 음악적으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목소리와 창법은 조금 달라졌다. 옛날에는 체력이 돼서 생목으로 불렀는데, 지금은 노래 부르기 편하게 부른다. 또 곡을 작업하는 방법도 전 앨범들과 다르다. 보통 내가 후렴을 쓰는데 이번에는 함께 작업하는 멧돼지가 후렴을 썼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이번 앨범에서 느낌이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하더라.

10. 지난 앨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부터 임창정표 발라드를 밀기보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가는 것 같다.
임창정 : (음악에도) 요즘 스타일이라는 게 있지 않나. 내가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나의 스타일 혹은 멜로디다. 그래서 요즘 10~20대 젊은 친구들이 선호하는 편곡에 도전하는 거다. 기타가 나오고 베이스가 나오고 피아노가 나오는 뻔한 편곡이 아니라 전혀 다른 편곡이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도 그랬고 이번 ‘십삼월’도 그렇다. 기존 발라드와 다른 유형의 발라드다.

10. 좋은 노래란 무엇인가?
임창정 : 멜로디와 가사, 이 두 가지가 순수하고 진정성만 있다면 대부분의 대중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나는 멜로디가 좋은 게 좋다. 멜로디가 좋으면 어떻게 편곡을 하든 멋이 있기 때문에 찾아서 듣는 분들은 듣는다고 생각한다. 사실 몇십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떠올리고 읊조리는 멜로디엔 변함이 없다고 본다. 다만 나는 요즘 스타일에 맞는 편곡으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노래)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받는 사람에게 같은 물건이라도 좀 더 예쁘고 유행에 맞는 포장지에 싸서 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10. 임창정의 노래는 발매와 동시에 인기를 얻는다. 지난해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역시 발매와 동시에 전 음원 차트 2주 연속 1위, 지상파 음악방송 1위’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앨범도 1위 기대가 있을 것 같은데?
임창정 : 작년에 차트에서 1위를 했을 때 호텔방에서 옷을 벗고 방을 돌며 ‘야호’를 외쳤다. 감사하다고 기도도 했다. 1등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말을 하는 건 속물인 것 같다. 그냥 차트에 오래 머무르는 것으로 만족한다. 지난 24년 동안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 음악과 나의 느낌을 기대하고 사랑해주는 팬들을 위해 노래했다. 앞으로도 그런 팬들이 몇 분이 남을 때까지 계속 노래하고 앨범을 낼 거다.

텐아시아

임창정은 “발라드는 음악의 기본인 것 같다. 유행이라는 걸 많이 타지 않고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받을 수 있는 장르”라며 발라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사진제공=YES IM 엔터테인먼트


10. 계속해서 앨범을 내는 원동력은?
임창정 : 일단 힘들지 않다.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그냥 재밌다. 내가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피아노를 타고 또 다른 악기를 타고 나에게 오는 게 재밌다. 녹음을 하고 믹싱을 하고 노래가 되는 과정들이 흥분되고 좋다. 그 과정들이 신기하고 재밌다.

10. 본인이 생각하는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가?
임창정 : 음악의 매력은 너무도 많다. 내가 만들어서 내가 들어도 좋다. 내 노래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소름이 끼치고 눈물이 난다. 음악에는 다른 직업군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신기함이 있는 것 같다.

10. 모든 수록곡이 좋겠지만, 그래도 꼭 들어줬으면 하는 노래가 있다면?
임창정 : ‘일월’. 이 노래를 꼭 들어보셨으면 하는 이유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이 안에 다 있기 때문이다. 1월이 되면 우리는 그 해의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것을 다짐한다. 그러다가 계획이 밀리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나. ‘일월’에는 ‘내년의 넌 행복할 거야. 웃자. 결국 날 웃게 하는 건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10. 팬과 대중들이 어떤 마음으로 앨범을 들었으면 좋겠는지?
임창정 : 앨범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그냥 삶이다. 우리가 사는 이야기. 친구 혹은 연인들이
‘너와 함께 있어서 행복해’라는 감정들이다. 중간에 이별과 다툼도 있겠지만 그 안에 포함된 한 시절일 뿐 ‘인생이 이렇더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10. 앞으로 계획은?
임창정 : 방송 활동을 적게 할 예정이라 9월까지는 조금 쉬다가 10월부터 내년에 나올 앨범을 위한 창작 활동을 할 것 같다. 휴대폰 안에 모든 게 들어있다. 멜로디를 다시 정리하고 편곡하고, 또 가사를 쓰면서 내가 느낀 감정들과 살아온 이야기, 좋은 글귀에서 받은 영감들을 음악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