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Tech & BIZ] 드라마 만드는 웹툰 업체들 "동영상 콘텐츠 시장 선점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달 31일, 아이돌 출신 인기 배우 임시완과 이동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케이블 채널 OCN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네이버웹툰에서 누적 조회 수 8억뷰를 기록했던 동명의 인기 웹툰(webtoon)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네이버웹툰의 자(子)회사 '스튜디오N'이 제작했다. 웹툰 업체가 자사의 IP(지적재산)를 활용해 직접 제작한 첫 드라마다.

국내 주요 웹툰 업체들이 드라마 제작사를 만들어 동영상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작년 8월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N을 설립했고, 레진엔터테인먼트도 작년 11월 제작사 레진스튜디오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드라마·영화 제작에 나섰다. 앞서 카카오는 2017년 5월 CJ 계열의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해 메가몬스터로 사명을 바꾸고 카카오M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조선비즈

네이버, 카카오,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웹툰 업체들이 드라마·영화 등 동영상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있다. 왼쪽은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이 제작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와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드라마 포스터. 오른쪽은 2020년 드라마로 제작 예정인 다음웹툰 ‘망자의 서’. /CJ ENM·카카오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앞서 나가는 곳은 스튜디오N이다. 이 회사는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으로 이번 달 tvN에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드라마로 제작·방영한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도 네이버웹툰에서 조회 수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는 이동휘, 김병철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다. 스튜디오N은 이 외에도 총 20편의 드라마·영화를 자사 웹툰IP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여신강림' '스위트홈' '비질란테' 같은 웹툰이 포함되어 있다.

카카오의 메가몬스터는 지난 7월 KBS와 손잡고 2020년부터 매년 1편씩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하기로 했다. 첫 번째 작품은 미스터리물 웹툰인 '망자의 서'로 2020년 방영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CJ ENM에서 방송 부문을 책임져 왔던 김성수 대표를 올 초 카카오M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드라마·영화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국내 대표 웹툰 3사가 경쟁적으로 드라마·영화 등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중심이 이미지·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의 상용화로 데이터 속도가 빨라지고, 대(大)화면 스마트폰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실제로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5G 이용자의 1인당 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22GB(기가바이트)에 달한다. 이는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평균 사용량인 8GB의 3배에 육박한다. 전송 속도도 빠르고, 데이터 소비량도 늘어난 만큼 대용량을 요구하는 동영상에 대한 수요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웹툰에 기반한 동영상 콘텐츠는 이미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신과 함께'는 영화화돼 1·2편이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다음웹툰에서 나온 '미생'은 tvN에서 드라마로 각색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웹툰 업체들 사이에서는 '우리 작품을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이 가져가 동영상으로 만들어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드라마, 영화 같은 동영상 콘텐츠까지 직접 제작해 콘텐츠 유통망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