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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진은 말한다] 베니스의 두 남녀, 2014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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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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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2014)에 사진 몇 점을 출품하게 되어 건축가들과 함께 베니스 전시회에 참석하게 됐다.

풍경이 아름다운 베니스에 감탄하면서 언제 또다시 베니스에 오게 될는지 의심스러워 밤낮으로 카메라를 들고 손이 아프도록 사진을 찍었다.

5일째 되는 날에도 어김없이 새벽의 산 마르코 광장을 찍기 위해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이때 인적이 드문 컴컴한 성당 기둥에 서 있는 두 남녀를 목격했다. 사랑을 얻기 위해서인 듯, 남성이 여성의 발 아래 무릎을 꿇고 마음을 애절하게 전달하는 풍경이 클로즈업되었다. 베니스에서 찍은 사진 수천 장 중에 가장 가슴이 흔들리고 숨이 막히는 유일한 사진이 되었다. 나는 돌아서면서 이들이 부디 잘되기를 기원했다.

셰익스피어는 "사랑이란 깊은 한숨과 함께 솟는 연기, 또한 맑아져서는 연인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불도 되고, 흐트러져서는 연인의 눈물에 넘치는 대해로도 된다. 그뿐 아니라 아주 분별하기 어려운 광기, 숨구멍도 막히는 고집인가 하면, 또 생명을 기르는 감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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