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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행정부 “트럼프, G7 '아마존 화재 지원' 동의한 적 없다" 뒤늦게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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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브라질 등 중남미에 2000만달러(약 272억원)를 즉각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행정부가 뒤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원금 수용과 관련해 프랑스 수장과 갈등을 겪고 원조 거부 의사를 밝히는 일이 벌어지자, 미국은 브라질과 합의 없이는 G7 차원의 지원 계획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G7 정상회담이 열렸던 프랑스 비아리츠 행사장에서 26일(현지 시각) 오전 ‘기후 변화 및 생물 다양성’ 세션이 열렸다. 글로벌 환경위기 대응책을 논의하는 이날 세션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제외한 에마뉘엘 마크롱(맨 왼쪽)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마르켈(맨 오른쪽) 독일총리 등 나머지 G6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브라질 정부와의 합의 실패’를 이유로 미국은 브라질 화재에 대한 ‘일괄 원조 법안(aid package)’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퀴스 대변인은 "미국은 브라질 화재 관련해 브라질을 도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면서도 "브라질 대통령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G7 협의안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 화재) 지원을 할 수 있는 가장 건설적인 방법은 브라질 정부와 조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 정부는 지난 26일 G7 행사 마지막 세션으로 열린 기후 분야 토론장에서 "G7 국가들이 모두 아마존 화재 복구를 위한 자금 지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G7 국가가 지원하기로 동의한 원조 자금은 대부분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브라질 등 아마존을 끼고 있는 국가들에 직접적으로 전달될 계획이었다. 정상들은 장기적으로 아마존 등 열대우림 훼손을 막기 위한 ‘중장기 이니셔티브’도 출범키로 했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시 환경 세션에 불참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인도와의 양자 회담으로 바빠 세션에 불참했다"면서 "그의 부재가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미국은 우리와 함께 ‘아마존 이니셔티브’에 동참한다"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G6 정상들은 당시 정오 무렵부터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및 해양 문제에 대해 토론했지만, 주재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바로 옆에 마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CNN에 따르면 NSC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회의에 참석했고, 합의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의 반대 의사 표명은 없었다.

하지만 2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원금 수용과 관련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잡음이 생겼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원조를 거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환경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을 모욕했다는 것이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 발언을 철회해야지만 지원금 수용과 관련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아마조니아와 파라, 호라이마주 등 아마존 산불 피해 지역의 주지사들은 27일 오후 정부가 소집한 주지사 회의에서 대통령에게 G7의 원조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고, 같은 날 저녁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바꿔 원조를 수용하는 등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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