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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ech & BIZ] 리니지2M, V4, 세븐나이츠2… "빅3 게임에 업계 사활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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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터널' 속을 헤매는 국내 게임 시장이 예전과 같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표 게임 업체가 잇따라 하반기 대형 신작의 출시 일정을 공개하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게임 시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라는 악재를 만나 뚜렷한 흥행작도 선보이지 못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의 매각 불발과 세계 최대 게임 시장 중국에서 2년 6개월 넘게 판호(版號·게임영업 허가증) 발급이 가로막힌 것도 업계의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 국내 대형 게임 3사는 지난 2분기에 적게는 19%, 많게는 47%나 실적이 추락하는 '어닝쇼크(earnings shock)'를 겪었다. 업계에선 "하반기에 출시될 신작에 한국 게임 산업의 사활이 달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분위기 반전 노리는 대형 신작들

하반기에 선보이는 초대형 신작 게임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 2M'이다. 전작인 '리니지 M'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엔씨소프트가 이 게임의 티저(예고) 사이트를 공개하자, 다음 날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53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연초(46만7000원) 대비 15%가량 오른 것이다. 리니지M의 경우 2017년 6월 출시 후 2년간 구글의 앱(모바일 응용 프로그램) 장터에서 게임 매출 1위를 유지하며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증권가에서는 리니지 2M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2020년엔 엔씨소프트가 매출 2조4734억원, 영업이익 9840억원을 기록해 올해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90% 오를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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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불발 사태를 겪은 넥슨은 모바일 게임 신작 'V4'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에 맞선다. V4는 리니지 2를 만든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나서서 개발 중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여기에 넥슨은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모바일 게임 신작 '바람의나라:연'의 비공개 테스트를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했다. '바람의 나라'는 1996년 12월에 출시된 국산 온라인 게임의 상징적 존재다. 고구려와 부여의 대립 시기를 다룬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넥슨 관계자는 "'바람의나라:연'으로는 기성 세대의 호응을, 'V4'로는 신규 사용자를 유입하면서 반등(反騰)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넷마블은 지금까지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리니지 2 레볼루션'처럼 타사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으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캐릭터 사용료 등 로열티 규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자체 캐릭터를 이용한 신작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려 한다.

넷마블은 일단 2014년 출시돼 꾸준히 매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인기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인 '세븐나이츠 2'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8일 자사 인기 온라인 그림 퀴즈 게임인 '캐치마인드'를 모바일 게임으로 재현한 '쿵야 캐치마인드'를 내놨다. 이 게임은 구글과 애플의 앱장터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또 모바일 게임 최초로 베틀 로열 방식을 도입한 MMORPG 신작 'A3:스틸얼라이브'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에 두 개의 대형 MMORPG 게임을 선보인다. 지난 13일 유명 온라인 게임 '테라'의 캐릭터를 사용한 '테라 클래식'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안에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든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제작에 참여한 신작 '달빛조각사'를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유럽 겨냥한 콘솔 신작도 봇물


조선비즈



국내 대형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는 동안, 중견 게임업체는 콘솔(TV에 연결해 쓰는 가정용 게임기) 신작으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하반기 중 역할 수행 게임 '미스트오버'를 PC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함께 닌텐도의 콘솔 '스위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등 3가지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지구를 뒤덮은 지독한 안개속에서 인류 생존을 위해 해결책을 찾는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23일 자사 대표 게임인 '검은사막'을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으로 한국과 해외에서 동시 출시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커졌다"며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콘솔 게임 개발이 활발해진 이유도 북미와 유럽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내 게임업체가 이미 검증된 인기 게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활용하는 방식 위주로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만큼 국내 게임업체들에 '흥행 보증수표'가 절실하다는 의미"라며 "'재탕'식의 게임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산 게임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악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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