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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사이언스 샷] 플라스틱 칩 위에 만든 눈… 눈 깜빡이고 눈물도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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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빨갛고 노란 눈동자 위로 투명한 눈꺼풀이 깜빡인다. 그때마다 파란 눈물샘에서 눈물이 흐른다. 만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허동은 교수는 작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안구(眼球) 표면을 이루는 각막·결막 구조와 함께 눈 깜빡임까지 흉내 낸 '눈 모방 칩 〈사진〉'을 개발했다. 플라스틱 기판 위에서 깜빡이는 눈이라고 해서 '블링킹 아이 온 어 칩(blinking eye-on-a-chip)'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인체의 다양한 장기(臟器)들이 손가락 크기의 칩 위에 잇따라 구현되고 있다. 바로 '칩 위의 장기(organ on a chip)'이다. 여러 가지 장기 칩을 연결하면 '칩 위의 인간(human on a chip)'까지 구현할 수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물 실험이 점점 퇴출되면서 칩 위의 장기와 인간이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허 교수가 이달 초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장기 칩은 눈을 칩 위에 그대로 옮긴 형태다. 연구진은 3D(입체) 프린터로 사람 안구처럼 반구형 구조를 가진 지름 7㎜짜리 고분자 배양 틀을 만들었다. 여기에 각막과 결막을 이루는 세포를 넣고 배양했다.

안구를 덮는 눈꺼풀은 투명한 묵 형태 물질인 하이드로겔로 만들었다. 인공 눈꺼풀은 실제 눈꺼풀처럼 분당 12번 깜빡인다. 눈꺼풀이 내려올 때마다 자동으로 안구 위의 파란색 눈물 통로에서 인공눈물이 나온다. 칩 위의 안구 표면을 덮는 눈물층은 6㎛(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두께인데, 실제 사람의 눈물층(5~10㎛)과 비슷하다.

연구진은 눈 칩으로 눈 깜빡임이 각막 조직의 분화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안과 질환 치료제를 시험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눈 깜빡임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안구 건조증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안구 건조증 신약 후보 물질을 넣어 약효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콘택트렌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허동은 교수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하버드대 위스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시절 세계 최초의 장기 칩인 허파 칩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인체 태반(胎盤)을 칩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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