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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정부, 여왕에 10월 14일까지 의회 정회 요청···야당 "노딜 브렉시트 위한 꼼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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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교육·보건 등 주요 입법안 실현 위한 것” 주장

노동당 "모든 수단 동원해 가로막겠다" 경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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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10월 14일까지 의회를 정회하고 새 회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교육과 보건, 범죄 대응 등 여러 국내 정책을 담은 입법안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의회가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를 가로막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영국 여왕은 하원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 나와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다. 영국에서는 여왕 연설 전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요청에 따라 의회는 오는 9월 중순부터 여왕 연설이 열리는 10월 14일까지 한 달 가량 정회된다. BBC방송은 정부가 오는 9월 10일부터 의회 정회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야당은 존슨 총리가 영국이 합의없이 유럽연합(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밀어붙이기 위해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만약 의회가 10월 14일까지 정회하면 브렉시트가 예정된 10월 31일까지는 불과 2주가량만이 남게 된다. 하원 입장에서는 정부의 ’노 딜‘ 브렉시트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는 방법과 관련한 토론이나 입법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할 수 있다. 브렉시트 예정일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은 오는 10월 17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톰 왓슨 부대표는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에 대해 “이는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 완전히 수치스러운 모욕”이라며 “이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분노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이번 의회 정회 및 새 회기 개시 결정은 브렉시트와 관련이 없으며, 순수하게 여러 입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결정은 “순수하게 우리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리에 취임하면서 말했지만 우리는 이 나라를 발전시킬 계획을 (브렉시트가 예정된) 10월 31일까지 늦출 수 없다”면서 “우리는 새롭고 중요한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10월 14일 ’여왕 연설‘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가로막겠다고 강조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그(존슨 총리)는 의회를 정회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의회가 그(존슨 총리의)의 타임테이블을 보게 되면 그가 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입법을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이라며 “다음으로 적절한 시점에 정부 불신임안을 통해 그에게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의회 정회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노 딜’ 브렉시트를 위해 민주주의의 진열장을 깨고 물건을 탈취하는 것(smash and grab)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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