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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랭킹쇼] 그 많던 여권 잠룡들, 잇단 수난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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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친문(친 문재인) 적통'을 이을 잠룡으로 거론되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급기야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칼을 빼들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27일 조 후보자의 딸이 다닌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을 비롯해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사무실, 조 후보자 모친이 이사장인 웅동학원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조 후보자와 관련해 고소·고발된 11건의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조 후보자는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사법개혁을 이끌 법무장관으로서는 물론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도 생채기가 났다는 평가다. 흔들리는 조 후보자 너머로는 한 때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여권의 대선 인재풀이 말라가고 있는 양상이다. 탄핵 정국 이후 부상했던 잠룡들 상당수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수난을 겪으면서 예봉이 꺾인 분위기다.


1. 조국, 딸 입시·사모펀드 투자 의혹

매일경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검찰개혁을 포함한 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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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공정함과 정의로움'를 강조해왔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로선 각종 의혹이 뼈 아프다. 청문회에서 해명이 가능한지 여부와 별개로 이미지에 큰 손상이 갔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딸의 입시 문제다. 조 후보자의 딸의 고교 시절 의학 영어논문 제1저자 등재와 대학 부정입학 의혹, 장학금 특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도 도마에 올랐다. 신생 운용사 코링크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일가족이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 또 총재산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한 것 등을 두고 각종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아예 '편법증여' 목적으로 기획된 사모펀드란 주장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그밖에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조 후보자 동생의 위장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 논란 ▲위장전입과 종합소득세 지각 납부 등 각종 의혹이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딸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사과를 했지만, 다른 논란에 대해선 무분별한 의혹 제기라며 맞서고 있다. 오는 2~3일 양일간 진행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얼마나 설득력있는 소명을 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안희정, '비서 성폭행 사건' 2심도 유죄

매일경제

지난 2월 1일 지위이용 비서 성폭력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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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세력의 핵심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비서 성폭행 사건으로 한 순간에 추락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2월 1일 서울고법 형사 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1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정구속된 안 전 지사는 같은 달 8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안양교도소로 이감됐다. 선고 즉시 대법원 상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정치권에선 안 전 지사의 정치생명이 끊어졌다고 보고 있다.


3. 김경수, '드루킹 사건' 항소심 재판 중

매일경제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4월 11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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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시련의 계절을 보냈다.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이고, 대가로 드루킹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에 청구한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4월 18일 일단 복직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1월께 나올 예정이다. 드루킹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다음 달 5일 공판에서 불꽃 튀는 진실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4일 법원은 '드루킹' 김동원씨의 항소심에서 댓글 조작과 뇌물 공여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4. 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사건 1심 무죄로 숨통

매일경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3월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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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재판으로 발목이 잡혔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5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일단 숨을 돌렸다. 그는 친 정신병원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총 4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1년 6월에 벌금 600만원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지난 5월 16일 4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이 현재 진행형이다. 이 지사가 직권남용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최종 확정받을 경우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6일 열린다.


5. 임종석·김부겸·박원순·유시민·이낙연

매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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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잠룡들은 큰 논란에 휘말리진 않았지만, 저마다 숙제가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내년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 출마하려던 계획이 꼬이면서 처지가 난처해졌다. 지역구를 차지한 정세균 의원이 "가을에 결단하겠다"며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행정안정부 장관 임기를 마치고 당으로 돌아온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대구 민심 다잡기가 최우선 과제다. 장기화하는 경기 침체와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 속에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에 민주당 깃발을 지켜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4일 3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좀 더 큰 권한에 목이 마르지만"이라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다만 지지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5%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선 서울시장의 위상에 걸맞는 영향력이나 지지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정치권과 계속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다른 잠룡들에 비해 순항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리얼미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오마이뉴스 의뢰, 지난달 29일~이달 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11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2.0%p)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누르고 1위를 기록하기도했다. 하지만 당내 세력기반이 약하다는 게 약점이다. '계파'가 힘을 발휘하는 진검승부 국면에 대해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백상경 기자 / 강보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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